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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위로.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닫고 숨고 싶을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 이해인 시 '나를 위로하는 날' 모두

 

 

* 세상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 인가?" 하고 위로 하려고 해도 동네의 초등학생 녀석들의 어린
입에서도 "세월이 빠르다" 하는 소리가 나오니,, 세상이 바쁘기는 한 모양이다. 그래서 가끔 사람들이 '멍'하게 서서
있다. 아이들 말로 "멍을 때리고' 있는 것인데,, 거기엔 슬픈 현실을 사는 우리의 '자화상'이 보인다. 사람은 그래서
때로 위로가 필요하다, 그것이 부모이던, 애인이던 친구이던,, 가까이 있는 이웃이던,, 마음을 담은 위로는 꼭 필요
하다. 우리에겐 현재를 살지만 내일이란 미래도 꼭 필요하다. 힘을 내자, 새 날이 또 내게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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