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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왼쪽과 혹은,, 오른쪽을 위한 찬가.


 

 

 
맨 처음
그대가 왼손으로 서툴게 다가와 시작했으므로
나도 별안간 왼손잡이가 되었다.
왼손이 이렇게 오른손처럼 되긴 처음이다.
그대가 왼손으로 마우스를 잡고 클릭할 때
장난처럼 마구 움직이던
헛짚은 세상
헛짚은 사랑처럼
서로가 서로를 집으려다 배운 헛손질
다 끝나고 나니,
오른손은 왼손의 잔량처럼 작아 보였다.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왼손으로 잘 안 짚히던 그대 놓치고
금방 날아가 죽을 것처럼 푸드득거렸다. 왼손은.
그러다가 갑자기 고요해졌다. 기죽은 왼손은,
땅 속의 뿌리처럼.
그대와 나,
잘못된 왼손끼리의 어설픈 사랑의 화법은
밤처럼 더더욱 깊어만 간다.
무수히 서로 헛짚고 나서도.
금이 간 오른손의 깁스 붕대를 풀기 전에
나는 그대의 왼손을 잡고 싶다.
다시는 오른손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 최문자 시 '왼손잡이 사랑' 모두




서글프지만,,, 반수 내지는 한수 쯤, 접어주는 버릇이 생겼다. 이것이 일에 있어서나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나 어찌 좋게 생각하면 여유를 가진것이고, 나쁘게 말 하면 '승부욕'이 엷어진 탓이다. 눈이 어두워지고 기억력이 둔화되고,, 지금의 소위' 베이비 붐' 시대인 세대들에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지만,, 하나, 둘씩 새로운 도전의 기회에서 밀려나고 도전 보다는 보전에 급급 하다가는 현역에서 하나, 둘씩 밀려나는 세대에 직면한 것이다. 동문들을 보니 나름대로 열심히 산 친구들은 대기업의 이사나, 상무에 까지 약진한 친구들도 있고, 중소기업이나 자신의 회사를 일으켰던 친구들은 좋은 소식이 별로 없다. 그만큼 사업을 하기엔 조건이 안 좋은 시절을 살고있다.

IMF 이후에 근 10년이 넘게 불경기에 시달린 탓이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저마다의 모습으로 잘들 헤쳐나오곤 했다. 누구나 난세에 처하여 저마다의 능력과 처세술이 있겠지만 결론은 언제나 개인의 몫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결국엔 '자신의 한계'를 깨닳는 것이다. 시기와 자신의 처지에 따라 몸을 움추리고 준비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은 세월이다. 거기에 더블어 급변하는 세상이다 보니,, 조금 비껴있거나 딴곳에 있으면 예전의 자리에 다시 서기에도 힘과 지식이 급변하는 시대이다. 우리에겐 매일같이 24시간이 주어지고, 누구나 그 하루를 열심히 살아 가지만,, 그시간을 온전히 안는 몫도 자신의 능력에 달려 있음을 뼈아프게 자각해야 한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선택을 한다. 그것이 왼쪽이든 오른쪽이던,,, 중요한 것은 삶에 타성을 가지지 않는 일이다. 하루하루 새로운 시선과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나는 어느새 쓸모없는 중년의 노인의 모습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해마다 잎을 돋아내고 새로운 꽃을 피워내는 나무들처럼,, 끊임없이 도전하고 준비하는 자세만이 새롭게 나 자신을 살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