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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삶의,, 진짜와 가짜.


삶의 '진짜' 이야기와 '가짜' 이야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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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love. | 2008/09/04 (목)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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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돌아가신 날
인산인해를 이루며
해인사 올라가는 길에
폐타이어를 양쪽 다리에 친친감고
플라스틱 바구니를 앞에 놓고
엎드려 구걸하는 한 사내를 만났습니다
나는 급히 지나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오늘 돈 좀 벌었느냐고 넌지시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그가 큰스님은 돌아가시고 나서도
이렇게 저를 돌보아주십니다 하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정말 그의 플라스틱 바구니엔
천원짜리 사이사이에
만원짜리도 몇장 섞여 있었습니다
 
성철 스님을 다비하고
가물가물 연화대의 흰 연기처럼 사그라진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해인사 내려오는 길에
무릎 없는 그 걸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나는 돈 좀 더 많이 벌었느냐고
그에게 또 넌지시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그가 지금까지 번 돈 중에서
가장 많이 벌었다면서
성철 스님처럼 빙그레 웃었습니다
정말 그의 프라스틱 바구니엔
미처 그가 거두지 못한 만원짜리 지폐가
가야산 낙엽처럼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정호승 시 '걸인'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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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시절,,, 수련회라는 것을 가본적이 있다. 교회는 충실하지도 못했고 나름대로 사는게 힘이 들었던 시절에 무슨 마음으로 수련회를 갔는지,, 1박 2일의 시간동안 끝없이 이어지던 기도와 찬송, 그리고 워크샵... 잘먹지도 못했던 몸에 금식기도 프래그램으로 지쳤었는데,, 야외에서 "예수님은 누구실까?" 하는 주제의 이야기가 오고 갔다. 질문이 나에게 주어졌고 나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을 살고저 하고,, 결국에는 예수를 본받아 십자를 따르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 이라면,, "예수는 나 일수 있다"라는 말을 했던 듯 싶다. 당시에 교회의 전도사 였던 사람은 그럴 수는 없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 기도와 찬송이 있었고 다소 지쳤던 나는 그곳의 잔디밭에 친구와 잠시 누워 있었는데 예배당으로 들어가라는 전도사의 말에 잠시 더 누워있다가 무슨 마음이였는지 몰라도 자신을 무시한다고 뺨을 한대 세차게 맞았었다. 멍한 상태에서 누구에게도 맞아본적도,, 힘도 공부도 무엇에도 져본적이 없던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일어섰지만,, 어깨를 잡는 친구와 그래도 씩씩대며 자신에게 대든다고 손을 올리는 전도사 앞에서 그냥 웃으며 피가 밴 침을 뱉고 돌아서고 말았다.

-위선과 위악은 어떻게 다를까???... 위선을 행한다는 것은 적어도 선이 무엇인지 알고 감을 잡고 있는 것이고, 깊은 내면에서 자신이 보여지는 것 만큼 휼륭하지 못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면,, 위악은, 남에게 악한 짓을 하면서 실은 자기네들이 어느 정도는 선하다고 생각하는,, 위악을 떠는 그 순간에도 남들이 실은 자기네들의 속마음은 착하다고 알아주기를 바라는,,,  생각 해 보면 그 이후로 나는 위선의 삶을 살지라도 위악은 떨지 말자고 되뇌이며... 대학을 다니면서 휴학을 하고 복학을 하면서 군을 제대하고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면서 그 중간 중간의 과정에 교회학교 고등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렇게 다집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언젠가 고3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난한 아이들이 진학문제로 고민하고, 부모와 삶의 어려움으로 고민하는 모습에 눈물 흘리던,, 세족식이 있던 날 발을 씻기는 것을 수줍어 하는 아이들의 세족식을 하면서 "나는 섬기러 온것이지 섬김을 받으러 온것이 아니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 그 말씀이 깊게 다가왔다. 
 
-직장생활로 바쁘고 교사대학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면서, 매 주일마다 아이들을 만나고 가르치고 기도하는 일이 내게는 위악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을 만나고 접대해야 하고 때로는 술자리를 하면서 내가 행하는 일들이,, 주일이면 고등학교 아이들을 만나 기도하고 '최선의 삶을 위해 노력해라!' 하고 말하는 내가 너무나 죄스러워서 나는 아이들과 마치는 기도의 시간을 눈물로 기도했고 그런 나를 아이들은 더 가깝게 느끼는 듯 했지만,, 결국에는 잦은 해외출장을 핑계로 떠났고 교회와 점점 더 멀어져 갔다. 세상을 사는것은 분명한 기준이 있는 것인데,, 좋은게 좋은 것이라고,, 말하며 위선과 위악을 혼동하는 종교인들을 너무 많이보며 살아 온 것 같다. 그것이 싫어서 '무교'라고,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말하며 살아왔지만,,, 내게 다가오는 그 많았던 사람들은 모두 예수여, 부처였던 것 같다. 많은 친구들이, 때로 이야기 하고 기도 한다고 하는데,,, 그냥, 편하다, 여행을 다니다 절집이 있으면 두손을 모으고 벗들을 만나서 기도를 하면 머리를 숙인다.
 
 
-종교란 무엇인지???... 모든 종교에서 사람을 떠나면 그것은 종교가 아닌것 같다. 사람이란 곧 사랑이고,, 사랑이란 곧 존재함 인데,, 우리는 말로서만 떠들고 있지 않은지,,, 우리가 행하지 않은 사랑이 거짓 사랑인 것처럼 진실로 자신을 사는 사람들은 많이 아프고 고뇌하며 땀냄새를 물씬 풍기는 '삶' 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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