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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 용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 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데서 피지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은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김용택시 '사람들은 왜 모를까'전문

 

 

 

*벚꽃이 눈처럼 훝어져 날리며 떨어지더니,, 목련이 뒤늦게 봉우리를 열었다. 사는게 어렵고, 생각이 모아지지 않아, 아무도 지인이 없는 곳으로 가서 4박 5일을 걷고, 또 걷다가 왔다. 자연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계산에 아랑곳 없이 저혼자, 제 모습으로 아름답고 조화롭다. 더하고, 덜함이 없이 순박하고 자유롭게,,, 그렇게 살기에는 욕심이 너무 많은 것일까?!.... 멀고 도 먼 길을 걷고 또 걸으며 생각해 보아도, 더하여 걷고 다시 또 걸어 보아도,, 결론은 하나. 그렇다면 갈등 하지말고, 흔들리지 말고 최선을 다하며 '시기'를 조절하는 것 뿐이다. 그리운 것들은 참,, 멀리도 있다. 또 그 그리움에는 진하게 슬픔이 고여 꽃으로 피고, 진다. 짧은 봄 날 들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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