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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당신은 나의,,, 꽃 !!!



                                                                        -네이버 친구인 의 사진중 인용.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보았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시 '꽃'모두









오래전에,, 총각시절엔가,, 대구의 달성공원에 한겨울에, 그것도 눈이내린 새벽에 올라간 적이 있다. 출장중 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새벽 1시를 넘기고 당시엔 무슨 심정이었던지 기억도 없지만,,,  숙소를 나와서 택시를 잡아타고 충동적으로 달성공원에 들어섰다. 공원엔 아무도 없었다. 눈으로 뒤덮여 말쑥하게 단장한 공원엔 오직'청아' 하다는 느낌 뿐이었다. 당시에 새들이 있는 새장 앞으로 해서 나는 상화시비 앞에 서서 이시를 읽었었다.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엮는 꿈
사람이 안고 궁그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으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라고 새겨져 있었다. 그때 그시를 읽으며 상화의 시를 좋아 하면서도 그의 시 중에 유독 좋아하지 않는 '나의 침실로' 라는 시귀가 새겨져 있음이 불쾌했던 기억... 내 견식으로는 이상화의 시 가운데 가장 그 답지 않은 시가 걸려있다고 느꼈던 탓이었다. 그때의 나는 젊었었나 보다, 추위에 얼어붙어 눈이 밢히는 소리가 "뽀드득, 뽀드득...." 경쾌했던 공원을 한바퀴 돌아 회화나무 가까이로 가서는 눈을 털고 벤치에 앉았었다. 가지마다에 눈을 얹고 있던 회화나무의 모습이 고요함으로 인해 더욱 장엄하고 청아하고,, 다정하기 까지 했던 그때..... 나는 큰 나무를 더욱 오래된 나무가 보고 싶었다. 오백년을 천년을 이어온 '고목(古木)',, 그때 나는 천년을 이어온 너무나 고독한 나무라도,,, 나무의 고독과 인간의 고독은 이질적으로 다를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 고목을 찍는것을,, 제법 연수를 더한 나무를 사진 찍는 일이 즐거웠다.   

'나무는,,, 그저 존재 할 뿐이고, 의미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면,, 때로 사람으로 상처받고, 사람을 피히기도 하고, 침묵하며,  다시 사람에게로 돌아가야 하지만,,, 내가 '사람'이기에 사람과 부딪끼며, 용서하며, 나 또한 사랑하고 용서 받으며,,,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내게 '세상적인 죄(罪)'를 지은 사람이 진정으로 "용서하라" 할때에 나는 진정으로 용서하고 그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지,,,, "용서 한다고, 용서 했다고,,," 말하면서도,,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그저 칠흙 같은 어두움속에 무심한 '별'만이 반짝일 뿐이니,  아아,, 나도 저 별이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