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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누군가,,,


문앞에 누군가 문 두드리는 이 있어서,,,,
조회(315)
이미지..,love. | 2007/03/13 (화)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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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 어둠 속에서
자전거 타고 운동장을 돌고 있다
그가 딛고 온 시간의 벼랑
얽히고 설킨 세월의
젖은 주름살 펴면 얼마나 될까
쉬지 않고 어둠을 뚫는
바퀴의 하얀 살
안으로 당차게 휘감은
어둠의 끈
얼마나 힘차게 페달을 밢고 나가야
저 어둠은
빛이 되는 것일까
한 사내 두 어깨로
어둠의 가파른 파고(波高)를 가른다
운동장이 눈 마당처럼 환해진다
사내의 끈질긴 생의 둘레
하나의 정점으로 휘감기며
단단하게 조여진다
거기, 겨울나무
하나의 섬을 품고 서 있다.
 
 
  -김완하 시 '겨울나무'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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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도에 Jean Grenier의 Les Iles(섬)이라는 책을 네뎃번 읽고, 책의 속지에 이런 시를 적어 놓았었다. "... 태양과 별과 새와 바람을 지배하는 커다란 나무, 그 나무에 관해서 나는 너와 이야기 하고 싶다. 너무나 고독하게 보이는 고독한 나무라도 그 고독은 인간의 고독과 전연 이질적인 것, 가령 너의 눈에서 물같은 것이 흘러 내렸다 해도 한 그루의 나무처럼 하늘과 땅을 분활할 도리는 없다. 그래서, 나는 너와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이다."  -1989, 1, 9. 번역.  당시에 이글을 읽으며 '인간의 고독과 전연 이질적인 고독'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 했던 것 같다. 어린시절 유달리 나무를 좋아했던,,, 그래서 후에 죽으면 나무가 되고 싶었지 키크고, 가지가 멋있게 뻗은 장송으로,,,,
 
-알베르트 까뮈는 이책의 서문에서 ",,, 이 겉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것은 허물어지기 마련이니 그 아름다움을 절망적으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그 모방 불가능한 언어로 말해줄 필요가 있었다"라고 적었다. 짐승은 즐기다 죽고 인간은 경이에 넘치다가 죽는다는데,,, 그 당시에 나는 프랑스 문학의 현란함에 홀렸던 듯 싶다. 쟝 그로니에는 '섬'속을 뚫고 지나가는,, 이쪽저쪽 흔들리는 영혼의 의혹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혼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공상을 나는 몇번씩이나 해 보았었다. 그리하여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아 보았으면 싶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렇게 되면 나는 "비밀"을 고이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에 이 책을 다시 손에 펼치고 20여년전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나를 생각해 본다. 커다란 인생의 나무와 인간의 본연적인 고독과 눈물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의미없이, 목적없이 읽고 싶은 한두 페이지를 발견하기 위해서 수많은 책을 꺼내어 쌓기만 하고 있다. 깊은 밤에 홀로 깨어 읽는 책은 깊은 밤의 어둠처럼 음습하게 나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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