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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익숙한’ 사람들..,

내 모습이 보인다.







아직도 토요일에 일하는 곳이 있어요?
라는 질문에 대답해야만 했어요

계절을 앞서가며 미싱을 밟지만 생활은 계절을 앞서가지 못했지요

어느 계절에나 계절 앞에 선 그 사람이 있어요
숙녀복 만들 때에도, 신사복 만들 때에도, 어린이복 만들 때에도
익숙한 손가락은 미싱 바늘을 타고 부드럽게 움직였어요

단 한번도 자기 옷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요

여름엔 에어컨을 틀기 위해, 겨울엔 난방기를 틀기 위해 창문을 닫았어요
떠다니는 실밥과 먼지와 통증들은 온전히 열려 있는 창문 같은 입으로 들어갔어요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그의 몸 여기저기서 튀어나왔고
가끔은 미싱 바늘이 검지를 뚫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일요일이 즐겁기 위해 토요일에 일해요,라고 대답했어요
끝에는 끝이 없었다고 답하고 싶었지만

공장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숨어 있어 안 보일 뿐이에요
익숙하지 않은 토요일의 무게감에 갇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씩씩하게 명랑하게 아픔을 이야기하는 그의 입 앞에서



- 유 현아 시 ‘토요일에도 일해요‘
-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창비, 2023)



** 한번도 만난적은 없지만, 일상에서 오고 가며 늘만났던 것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낯설은 사람을 만났을 때, 경계하고 주의있는 시선으로 관촬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세상의 사건과 뉴스들이 말 해 주지만,, 60이란 숫자를 넘기고 몇해,, ‘경계’보다는 ‘이해’의 눈으로 주위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은, 조기 정년을 마치고 평소에 배우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의욕적으로 시작한 ‘마눌님’에게서 시작 되였습니다. 교사로서의 30 여년이 가깝게 이해가 되면서 ‘조기정년 퇴직’을 원하는 아내의 마음이 100% 이해가 되었다는 것이고, 하루씩 번갈아 가며 식사와 살림을 하고 서로에 대한 말들과 간섭을 배제하며 사생활을 존중 하기로 하자, 두 딸들애 대한 이해와 ‘공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세상이, 국가의 ‘지도자, 알꾼’이라는 사람들이 ’국가의 역사‘에 반하여 정책결정을 하고, 국민에 반하는 정책을 역으로 ‘홍보’하며, 있었던 ‘사실’도 픽션(소설)이며 ‘가짜뉴스’에 역공작으로 뒤집는 시대에도 ‘살아가야’할 사람들은 묵묵히 삶을 살아갑니다. 시를 좋아하고 살아가는 시민(詩民)으로서 ‘8월 광주’도 ‘세월호 사건’도 호도(糊塗)하는 사람들이 존재함에, 기가막혀 눈물이 납니다.

근래에 ‘유 현아’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출퇴근 길에 익숙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어제의 ‘일본 원자력 오염수 방류’를 지켜보며 ‘마음의 점’하나를 명확히 찍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무시’하는 이들은 지지할 수가 없습니다. ‘먹고 살기위해’ 위해 법정 휴일도 잊은 채, 일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행적과 언행‘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삶이 ’시‘가, 생할이 되는 모든 시민을 사랑합니다. 응원 합니다.


화. 이. 팅. !!’




*糊塗하다; 1)동사, (비유적으로) 명확하게 결말을 내지 않고 일시적으로 감추거나 흐지부지 덮어 버리다. 풀을 바른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2)형용사; 사리에 어두워서 흐리터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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