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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8월의 시- ‘민지의 꽃’ 정희성.

열대야 속에도.., 꽃은 핀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
덜렁 집 한 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 살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 비비고 일어나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억새……
이런 풀들에게 물을 주며
잘 잤니,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게 뭔데 거기다 물을 주니?
꽃이야,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그건 잡초야, 라고 말하려던 내 입이 다물어졌다.
내 말은 때가 묻어
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데
꽃이야, 하는 그 애의 말 한마디가
꽃잎의 풋풋한 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 정 희성시 ‘민지의 꽃’모두
*시집 《시(詩)를 찾아서》(2001) 수록



- ‘열대야..,’ 도시는 대기의 온도를 품고 건물마다, 사이드 마다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뽑아 낸다. 한낮에 업무차 밖으로 나와서 길을 걷다보면 길에서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서 열기의 아지랑이가, 골목길을 걸어도 시원한 바람보다 곳곳에 놓아 둔 에어컨 환풍기의 바람으로 열대아의 후끈함에 더운 바람을 더 한다. 서울 종로 3가의 대로에서 ‘몽롱한 열기’로 사막에서 ‘신기루’를 보듯 ‘어질 함’을 느꼈다.

환하고, 밝은데,, 팔차선 대로의 길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데,, 환하고 뜨거운 태양의 열기아래에서 ‘몽롱한 현기증’을 느꼈다. 열사병이 오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에 시원한 물을 사서 수분을 보충하며, 그늘에 잠시 서 있었다. 무덥다. 슬기롭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숨 막히는  여름 무더위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