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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향일암 가는 길/공광규.

          





 

바위와 바위가 기댄 암문을 거쳐야
암자에 오를 수 있다
암문은 좁고 좁아서
몸집이 크거나 짐이 많은 사람은
통과 할 수가 없다
꼿꼿한 허리도 굽혀야 하고
머리를 푹 수그려야 할 때도 있다
가끔은 무릎걸음도 해야 한다
이렇게 겸손하게 올라가도
바위가 막아서고 사철나무가 막아서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야 한다
대웅전에서 해우소 가는 길도 그렇고
상관음전과 하관음전 가는 길도 그렇고
산신각 가는 길도 그렇다
비가 오면 우산을 접어야 한다
이건 분명 부처님의 기획이다
오늘은 비가 와서
비를 맞으며 바위 문을 통과했다
빗방울이 나를 밟고 활엽수에게 건너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온 산이 뒤척이며
파도 소리 법음을 내고 있다.



- 공광규 시 '향일암 가는 길' 모두





* 삶에 내공이 있는 분들이 항상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물 흐르듯이 살라" 말씀 하신다.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쉽게도 느껴지는 이 말을 제대로 옳게 살아 본 지가 오십 평생에 몇해나 되는지 헤아려 보다가 부끄러워 그만두고 말았다. 사람은 항상 '소유욕' 때문에 자신의 인격을 버리는것 같다. 삶에 있어서 많은 것이 필요 하지만, 결국에는 과정에서 아낌없이 다 쓰고 나누며, 항상 가볍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게 인생이라 느낀다. 불황으로 사는게 팍팍하니 모두들 살기가 어렵다고 세계적으로 난리다. 가난구재는 나라도 못한다 했는데,, 결국애는 사람이다. 물 흐르듯이 세상사는 모든것이 잘 흘렀으면 하고 바래본다. 언제 서민들이 삶이 욕심이 있었던가?!... 사람의 따스함이 자신감의 표현 이듯이, 균형에도 겸손이 기본임을 국민을 위하여 일한다는 위정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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