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숲에 들다

외도 / 공광규.







음력 스무날
거제도에 가면 다른 섬 외도에 갈 수 있다
뱃삯은 망치해변에서 담아온 안개 한 가방
거스름 돈은 지세포 바람 한 줌
포말 갑판에 올라
풀잎 등대를 바라보라
녹슨 몸통에 소주를 주유하고
마음의 온도를 일 도 높이면
이내 기관이 가열하여 외도에 닿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리고
외도에 다녀와선 외도를 말하지 말라
달빛안개 안개부두 외도행 여객선은
말하는 순간 이미 사라졌으므로.


- 공광규 시 '외도' 모두



* 세상의 가슴 두근거림이나 신비감이란 단어가 사라지고 있다. 모든게 파헤쳐지고 환하게 드러나, 모두가 공유하기를 원하는 세상을 살고있다. 신비감이 사라지니 자연에 대한 외경심이나 인간에 대한 존경심이나 흠모의 정 같은 단어도 잊혀져 간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인데,, 친하거나 가까워지면 최소한의 예의도 무시하는 새상이 싫어진다. 사람이던, 자연이던 신비감이나, 경외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대상이 많았으면 좋겠다. 적당한 거리룰 두고 바라보는 젊은여인은 기대를 갖게 한다. 혹시 말을 나누게 되어 생각 만큼의 숙녀가 아니더라도,,, 그 혹시나 하는 설레임은 즐겁지 아니한가! ㅎㅎㅎ,,,,,


 

'시 숲에 들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회항/공광규  (0) 2011.11.13
향일암 가는 길/공광규.  (0) 2011.10.30
무조건적 이라는 말?!  (0) 2011.06.21
아무렇지도 않게,,,  (2) 2011.03.30
황지우 시인.  (0) 201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