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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통증이 안 느껴질때,

돌아 눕다.



많이 좋아하면 귀신이 돼

복숭아 귀신 곶감 귀신 그런 것이 한집에 둘이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같이 사는 게 귀신이 아니면 조금 어색하다
약봉지가 서랍 하나를 다 채울 정도로 많아지기에
자네, 이제 약 귀신이 되려나 인사했더니
좋아하는 것이 없어 약을 먹기 시작했네, 빙그레 웃었다
좋아는 하는데 귀신은 되지 않으려고 그러네,
몸이 힘들어 약을 먹어야 한다네, 모를 소리를 하고
그러고는 출근해버렸다 퇴근하면서 가끔
술이며 초콜릿을 가져다주기도 하니
소원이 있거나 겁이 많은 친구일 것이다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면서
귀신이 안 되려고 노력하는 모양이 안됐다

기껏
인간을 너무 좋아하는 것이 가엾다


- 김 복희 시 ‘귀신 하기’모두
[희망은 사랑을 한다], 문학동네, 2020.


* 몸이 많이 피곤 했는지 일을 하는데에도 진도가 나아가지 못한다. 치는 문서마다 오타요 쓰이는 언어마다 스페링이 틀리곤 한다. 가끔 그런 것이라면,, 나도 이제는 기억력이 쇠퇴하여 그렇구나 하고 스스로를 위로 할 텐데도 스스로 낙담하는 이유는 근래에 오타가 너무 잦아서 간단한 문자나 이메일도 쓰기가 싫어 진다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다.


화요일과 목요일 새벽투석을 하면서 그토록 선명하던 투석바늘의 선뜩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뒷골을 아리게 하던 굵은 바늘의 아품이 1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신경마저도 무뎌졌나? 하는 의문이 들자, 쩌릿, 쩌릿하게 왼팔이 손끝에서 어깨까지 통증이 온다. 요즘,, 식욕도 없고 먹고 싶은것도 없고,, 막상 음식점에 가서도 새로운 메뉴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


그래도 꼼지락, 꼼지락 하는 일도 없은 채 끊임없이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무언가를 하고있다. 충동적으로 10여년 간 찍어왔던 수천장의 사진을 되짚어 보다가 ’delete‘ 키를 눌러 모두 삭제 해 버렸다. 그리고 수일에 걸쳐 ’cloud‘에 들어가 900 여장의 사진을 골라 다시 다운을 받았다. 아직까지도 삶에 무심 하지는 못하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못하게 ‘미지근 한 삶’을 사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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