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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텅빈 마음...


'비어' 있는 마음으로,,, 일상에서 휴식으로....
조회(490)
이미지..,love. | 2007/08/03 (금)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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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통장에 잔고가 얼마 없다
월급날은 한참 남았다
들여다보니 쌀통 김치통이 꽤 남았다
냉장고에 시든 고추 파 두어 뿌리
평소엔 살피지도 않던
뒤 베란다 감자 양파 몇 알도 쓸 만하다
옷장엔 유행 안 맞아도 옷들이 주렁주렁
책장엔 읽지 못한 책들이 쌓여 있다
모든 것은 풍요하고 너끈하다
조금 비어서 기분 좋은 위(胃)처럼
잡풀을 쳐낸 생의 앞마당은 여백이 널찍하고
식탁은 신선한 허기(虛飢)로 풍성하다
예금통장이 빈 도시락처럼 달그락거릴 때면
푸석푸석 곰팡내 나는 녹에 파묻혀 있던
낡고 헌 사물들의 말간 얼굴이 보인다
잘 딱으면 은은히 청동빛도 난다
또한 뿌듯한 일,
며칠 지나도 헐렁한 쓰레기통
죄를 덜 지었다는 증거다
가을볕에 잘 마른 무명수건처럼
제법 깔깔해진 마음으론
물기 젖은
누구의 얼굴을 딱아주고도 싶다.
 
 
  -조향미 시 '예금통장'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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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나 밤새 머리를 아프게 했던 무더움을 떨쳐버리 듯,,, 문이란 문은 모두 '활짝' 열어 젓히고 조금은 시원한 새벽공기를 집안에 들여 놓는다. 이 무더움속에도 아빠를 떠나지 않으려는 큰딸님 때문에, 이 무더위 속에도 상전을 모시는 돌쇠처럼 온갖 뒤치닥 꺼리가 나에겐 여전하다. 작은아이는 외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서 보은의 시골별장으로 내려갔고 잘놀고 있다는 소식이다. 부모의 간섭 없이 집앞의 시냇가에서 물놀이도 하고 설악산의 계곡에도 가고,,, 어찌보면 큰딸 지윤이와 내가 제일 불쌍한데,, 이녀석은 외부 보다는 집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움직이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을 즐긴다. 자기는 끼니 때 마다 차려서 바치니 좋겠지만,, 이것저것 엄마의 몫까지 챙겨야 하는 나는 휴가가 없는 셈이니,,에이구!,, 집을 비운 작은 아이의 침대보와 이불을 벗겨서 세탁기로 돌린다, 무더위에 큼큼한 냄새가 나는 듯, 삶의 곰팡이도 빨아서 깨끗이 햇살에 뽀송하게 말릴 수 있다면,,,, ㅎㅎㅎ,,,,,
 
-홀로 2주째 집안의 살림을 맡아서 하다보니 하나씩 요령이 생긴다. 냉장고에 있는 '모든 재료' 들을 활용하여 이것저것 찬거리를 만들어 냉장고를 비우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내가 비린내 때문에 싫어하고 잘 먹지 않는 냉동 고등어만 남겨두고 냉장고의 냉동, 냉장실이 깔끔 해 질것 같다. 사람이 하루에 2끼에서 3끼를 먹는데,,, 그처럼 쓰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 식재료를 쌓아 두고 산다는 것은,, 그 음식의 절반 가량을 버린다는 의미와 같다. 무조건 사놓고 쌓아 놓아 활용되지 못한 채 버렸던 음식 재료들이 얼마나 많았을런지,,, 지금은 시인의 시귀절처럼 "신선한 허기로 풍성하다" ㅎㅎㅎ,,,, 간만에 허기를 느끼는 내머리에도 양식을 채워주기 위해 인터넷서점에 들어서니 지인 시인의 시집과 책들이 몇권 나와 있다, 반가운 마음에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큰아이의 책도 한권 주문하니,, 이게 웬일,,, 주문이 되지 않는다, 알라딘이 아침부터 불량이다. 오후에 다시 주문을 해야 할까 날씨기 더우니 별게 다 말썽이다.
 
 




-뉴스는 탈레반의 인질사태 속보와 물놀이 사고소식, 그리고 경선과 신당모임의 소식,,, 반미와 친미,,, 가족들의 눈물과 협상에 재협상, 그리고 또 재협상,, 그리고 숨막히는 찜통더위에 물놀이, 먹거리, 바다, 그리고 산,,, 개인에게는 일생을 바꿀 사건이 벌어져도 한다리 건너 이웃에게는 남의 아픔이니,,,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을 온몸으로 안으며 삶을 살수 밖에,,, 한쪽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한쪽에서는 축제가 벌어지고,,, 한쪽에서는 생명이 마감하고 한쪽에서는 새 생명이 태어나고,,, 태어나고 죽고 병들고 사는 모든 순간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인간,,, 바라고 기도 하기는,,, 모두가 밝고 환하게 세상을 향해 나눌 수 있는 한 부분을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19) 8/4, 토, 카프리-나폴리-로마; 나폴리-로마(기차 2H) 스토리 민박; T06-4542-6090, 바티칸 박물관(라파엘로 벽화,
          시스티나 예배당-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및 최후의 심판 벽화)
 
(20) 8/5, 일, 로마, 시내관광, 同숙박, 베드로 성당, 천사의 성, 비토리오 에마누엘 통일기념관, 포로 노마로, 콜로세움,
           대전차 경기장, 진실의 입,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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