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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1

처음 본 모르는 풀꽃이여, 이름을 받고 싶겠구나
내 마음 어디에 자리하고 싶은가
이름 부르며 마음과 교미하는 기간,
나는 또 하품을 한다

모르는 풀꽃이여, 내 마음은 너무 빨리
식은 돌이 된다, 그대 이름에 내가 걸려 자빠지고
흔들리는 풀꽃은 냉동된 돌 속에서도 흔들린다
나는 정신병에 걸릴 수도 있는 짐승이다

흔들리는 풀꽃이여, 유명해졌구나
그대가 사람을 만났구나
돌 속에 추억에 의해 부는 바람,
흔들리는 풀꽃이 마음을 흔든다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그대가 있다
불을 기억하고 있는 까마득한 석기 시대,
돌을 깨트려 불을 꺼내듯
내 마음 깨트려 이름을 빼내 가라

2

게 눈 속에 연꽃은 없었다
보광(普光)의 거품인 양
눈꼽 낀 눈으로
게가 뻐끔뻐끔 담배 연기를 피워 올렸다
눈 속에 들어갈 수 없는 연꽃을
게는,그러나, 볼 수 있었다

3

투구를 쓴 게는
바다로 가네

포크레인 같은 발로
걸어온 뻘밭

들고 나고 들고 나고
죽고 낳고 죽고 낳고

바다 한가운데에는
바다가 없네

사다리를 타는 게,
게좌(座)에 앉네.
 


- 황지우 시 '게 눈 속의 연꽃' 모두
(1994년 제8회소월시문학상 수상작품집.문학사상사)





- '이 세상 살아가면서 한 다짐 한가지'는,,, '허무주의자'가 되지말자는 것이었다. 이는 20대 때에 눈부시게 꽃피워야 할 젊음들이 '항거할 수 없는 힘'에 꺽이면서 사라지던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목격하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다짐한 것이었다. 지나고보면,, 아무것도 아닌것들. 허무 하다고도 할 수 있는 존재를 때로 우리는 신기루 쫒듯 찾아 헤메이고 있다는 생각이다. '세상의 것'들에서 자신에게서 '적당한 때'를 잘 찾아서 나서고, 물러섬에 무리가 없어야 한다. 세상의 것들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 졌다고 생각했는데,,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여전히 '벽'을 세우지 못한다.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 아닌데,, 일단 시간을 두고 친숙해지면,, 속정이 깊어 지는게 '병'이다. 동생같고 믿어라 했던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져서 나름대로 그 일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었고,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그런게' 아니라고 믿어서 몇번을 연락했으나,, 어제부로 마음을 접었다. 나름대로 시간을두고 연락을 기다렸는데,, 결국에는 '인연의 비중'이 두텁지 않은 모양이다. "운전중이라 전화 드리겠다~" 하는 말,, 너무 '속'이 보이지 않는지?! 예상대로의 결과.... 전화번호에서 인연의 끈을 삭제하기전에,, 마음의 선을 먼저 'delete' 했다.

복잡하고 얽히었던 스케줄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계획 되었던 몇가지 공부도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진도가 나가고 이해가 되니,, 아직 머리가 녹슬지는 않은 모양이다. 노트북도 재부팅하여 업데이트, 폰과 휴대기기도 엡을 더하여 업데이트,, 내 능력도 더욱 업데이트 중이다. 모두 다 할수는 없지만,, 나와 관계있는 분야의 일에는 '지속적인 관심과 공부'가 더욱 필요하고, 그동안 너무 게을렀다는 반성중에 있다. 2011년의 새로운 마음가짐 하나는,, 너무 '금전적으로 살지말자!' 이다. 돈이면 '거의' 모든일이 다 해결되는 세상에 무슨 순진한 소리냐? 하고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조금은 비껴서서 바라볼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통장에 여유가 있는것도, 펀드가 대박은 커녕 반토막 인데도,, 초조하지 않으니 내 '운'에 따라 내 '선택'에 따라 결과를 받아들이며 순종한다. 바라는 하나는,,, 은행이든, 세상이던 '빚'은 남기지 말고 가야 한다는 것.

이제는 정말 봄이 되었나 보다. 두터운 옷들을 벗어놓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 입으니,, 조금은 쌀쌀하나 햇살을 받으니 따스한 봄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지난 겨울은 정말 춥고 길기도 하였다, 눈도 유난히 많이 내렸었지,,, 이산 저산에 덮인 저 흰눈도 봄비가 한번 내리면 깨끗이 씻겨 내리리라. 세상적인 것과 진리적인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현실과 희망의 차이일까? 젊은 날, 한때의 내 삶의 화두였던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하는 말. '진리'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 해 보는 요즘이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났는데,, 과연 나는 진리속에 자유로운지?!... 자유롭기는 커녕 부질없는 '인간의 인연'에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마음을 다치고 있는것은 아닌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인정하자, 지금의 내 모습을 나는 긍정하고 사랑한다. " I love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