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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깐데

지리산 둘레길 3코스 - 체력 측정이나 해 볼까나?!




 미루었던 휴가로 제주도 올레길을 예정하고,, 떠나기전에 그간 나름대로 체력증진을 하였던 바, 테스트를 겸하여 친숙한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로 하였다. 지리산 둘레길은 800리, 300km 정도가 된다. 2009년 8월  현재로 전북 남원시 주천~운봉~인월~경남 함양군 금계~동강~산청군 수철구간의 70km 만 개통 됐다. 지리산길은 사단법인 숲길이 2007년 1월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만들기 시작해 2008년 처음 열렸으며 2011년 이면 산청, 하동, 구례간 구간도 뚫려 순환로가 완성된다. 현재 하동과 구례는 길의 윤곽이 나왔다는데,, 마을마다 외지사람의 잦은 유입을 반가워 하지않는 마음도 이해 해 주어야 한다.

 등산화의 끈을 편하게 묶고 인월 장항마을 감식초공장 앞에서 둘레길 3구간 12km를 시작했다. 매동마을 뒤쪽을 지나는 아스팔트길로 접어드는 임도길을 걷다보니 매동마을과 '등구재' 방향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숨이 벅차오르는 경사구간을 오르다보면 평평한 지역에 마련한 쉼터가 반긴다. 평일에도 많은 트레킹족들이 온다고 하는데,, 이곳의 경사가 제법 센탓(?) 인지, 아니면 이곳의 파전과 동동주가 맛있는지 평상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시원한 동동주 한잔이 그리웠으나, 한잔은 팔지않고 한병에 5,000냥. 포기하고 샘터의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니 물맛이 달다!

 새롭게 전개되는 길은 산허리를 감으며  지나는 고요한 숲길이다. 적당히 위 아래로 구불거리며 지루함을 덜어준다. 가끔, 나무아래나 돌틈 사이로 작은 바가지가 눈에 띈다. 목마른 도보객들을 위한 배려인데,, 비가오지 않아 곳곳이 물이 없다. 하황-중황-상황마을 위쪽의 산허리를 돌며 아래쪽 마을을 굽어보는 고즈넉한 산골풍경이 일품이다. 건너편의 다랭이논 무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황, 상황마을의 다랑이논은 놀랍기 까지 하다. 윗논과 아랫논 사이의 높이가 2.5~3m 는 되어 보인다. 족히 1톤은 넘을것 같은 육중한 바위가 아래를 받치고 그위로 어른의 몸뚱이 만한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먹고 살기위해 흘렸던 조상의 땀과 힘과 노력에 다시한번 감탄한다.

 

 

 

하황마을 갈림길에서둥구재 방향으로 향하면 오른쪽 멀리로 '반야봉-노고단-만복대' 지리산 주능선이 가시거리에 들어와 진정 지리산의 둘레길을 걷는다는 느낌이 확연하다. 언제 다시 지리산종주를 할 수 있을까?!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으면 감사할 일일까,,,, 쓸데없는 생각을 이어가며 길을 재촉하다보니 이곳의 새 명소가 나타난다. 누군가 '다랭이쉼터'라 이름붙인 곳이라는데, 직접 재배하거나 산에서 딴 구절초, 오미자 등을 팔고 있다. 벌을 키우는 주민들은 벌통 옆에서 꿀과 꿀차, 시원한 매실차와 식혜를 팔고 있다.  쉼터의 좀 한적한 곳에는 주인도 없다. 지도의 공식적인 쉼터(주막)은 3곳인데 주민이 직접 나선 허술한 쉼터도 두어곳 더 있다. 주인이 없어도 휴대용 버너와 주전자, 오미자와 꿀이 담긴 통에서 객이 직접 타먹고 값도 직접 돈통에 넣거나 무거운 물건 밑에 넣어주고 가면된다.

 상황마을 갈림길에 이르면 등구재가 얼마남지 않았다. 또 하나의 쉼터를지나 이르는 등구재는 전라북도 남원에서 경상남도 함양으로 넘어가는 경계이기도 하다. 거북이등을 닮았다고 해서 '등구재'라 불리는데 해발 650m 정도 된다고, 이 고개는 함양 창원마을에서 남원 인월로 장을 보러가던 길이였고, 젊은이들이 시집, 장가가는 길이였다고 한다. 등고재를 넘어서며 등산화의 끈을 바짝 조이고 숲길을 빠져 나왔다. 이어 창원마을로 내려가는 길도 반대편 고개 너머 상황마을처럼 다랑이 논이 펼쳐지지만 그 느낌은 색다르다. 주변의 산자락에 둘러싸인 창원마을은 안락한 요람에라도 담긴듯 포근한 모습이다.


 

창원마을은 조선시대에 세곡창고가 있던 마을로 '창말(창고마을)'로 불렸다 한다. 마을 내리막길로 향하다 '인월 금계 50'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돌아 위당산나무 쉼터로 향한뒤 창원마을 이정표까지 내려간뒤 좌측으로 계속 오른다. 남원 장항마을에서 등구재를 넘어 이곳까지 약 8.5km, 이곳에서 금계마을까지 약 3.2km  땀이 비오듯 흘러 옷을 적시지만 고개나 산길의 귀퉁이에서 쉬며 마지막 힘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4km에 1시간씩 계산하여 3시간 정도 예상을 하였는데,, 한창 무더운 1시에 걷기 시작하여 무더위에 갈증으로 고생이 심하다. 제대로 걷는다면 오전에 시작하여 오후 1~2시에 끝냄이 적당 하겠다.

 

 

창원마을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걷다보니 다시 숲길이 나온다. 오르락, 내리락,,, "역시 지리산길은 둘레길도 만만치 않다" 하는 탄식이 나올만 하다. 의탄리 금계마을에서 가파른 마을길을 따라 내려가 60번 지방도로를 만나면 제 3구간이 끝이 난다. 약 12km를 걸으며 3시간 15분 정도가 소요 되었다. 제주도 올레길을 가기전의 체력측정의 의미가 있었기에 좀 강행군 하였지만,, 쉬엄쉬엄 트레킹 하듯이 걷는다면 4시간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지리산 3코스가 제일 유명하다고 하는데,, '지리산'이라는 이름이 붙는 만큼 준등산의 코스이다. 숨이 꼴딱하는 숨가뿐 고개길도 세군데 이상은 되는듯 싶고,, 경치도 아름답다. 표지 안내판도 곳곳에 잘 설치되여 있다. 제주 올레길을 필두로 지방의 곳곳에 '둘레길, 올레길'이 조성이 되고 있다. 본래 '뚜벅이'를 좋아하여 틈만나면 걷는 나로서는 요즘의 상황이 반갑기 그지 없으니,, 가방에 가볍게 물과 간식을 넣고 지도하나 들고서 길을 나서자. 그저 길을걷다 저 멀리 구름이 걸린 산봉우리나 밭두렁의 콩, 야생화를 눈여겨 볼 마음의 여유만 챙기면 된다. 올레길 만세!!!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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