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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지나가다, 한번 만....






어느 날 인사동 일방통행 길에
나, 체증처럼 얹혀 있었네
오랫동안 만났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그와 책갈피처럼 마주 앉았네

그는 그대로 서른을 살았고
나는 나대로 또 서른을 살았네


우리들의 페이지는
오래동안 만났고, 오래동안 만나지 못했던
그곳에서
한 장도 넘겨지지 않았는데.



  - 유문호 시 '벽' 모두





2009년의 12월, 하고도 22일. 이제는 '다사다난' 했던,, 2009년도 몇일이 남지 않았나 봅니다. 누구에게나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겨준 한해 였겠지만,, 2009년 한해는 말그대로 말도 많고, 개인적인 사건, 사고도 많았던 그래서 더욱더 건강한 몸과 정신의 소중함이 느껴졌던 한해 였습니다. 6월 9일날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던 '폐결핵(음성)'은 6개월의 꾸준한 치료로 많이 나아진듯 싶습니다. 오심으로 힘겨워 하는 나에게 주치의는 약은 꼭 일년을 채워 먹어야 한다고 하니,, 힘겹지만 내년에도 계속 복용을 해야 하겠군요. 지병도 일보전진과 일보후퇴를 반복 하더니,, 12월의 종합검진에서 '크로아틴 수치'가 다시 안정적으로 나오자 "다시 복용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면역억제재도 첨가하지 않아도 되고,, 다쳐서 한동안 쩔룩이던 오른쪽 다리도 이제는 거의 완치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사람이 사는 모습이,, 생활이 눈물 겨울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위치 라는것,,, 올 한해는 내 처지를 깨닿고, 위치를 바로잡는데,, 많은 비용과 값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숲에서 살면서, 사람을 멀리하는 일도, 사람을 진정 가슴으로 안는 일도 내게는 아직도 '서툴구나' 하고 느끼는 때가 많았습니다. 매년... '비운다고' '버린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내 가슴속에는 욕심이 많았고, 남 보다는 내 자신이  더 앞서고 있었으니,,, 진실로 겸손하지 못했고,, 아직도 나서기 좋아하는 내 만용 때문 입니다. 12월의 끝에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니 친구들의 말처럼 다소 살이 빠진 '내얼굴' 입니다. 다소 아파보여도, 말라보여도 가벼워진 모습의 내모습이 난 왠지 더 정겨워 보입니다. 난,, 내 얼굴에서 낯선 사람의 모습을 보는게.... 두렵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한해동안의 업데이트 내용을 가만히 헤아려보니,, 내 생활과 정신이 피폐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새해에는 좀 더 내 자신에게 충실하기를 소원 합니다. 일로 지방을 가거나 낯선곳에 방문하게 되면,, 예전보다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새해에는 좀 더 건강해 져야 하겠습니다. 가깝고 사람이 사는 많은 곳으로 짧게, 짧게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찍고, 가슴에 담아두고픈 풍경을 좀 더 남기고 싶습니다. 2010년에는 준비도 빵빵 합니다. 꽃순이에게 새로운 렌즈도 사주었고, 올레길 강행으로 양쪽 다 터졌던 등산화도 대리점에서 거금을 주고 수선을 마쳤으니,, 이제 시간을 내서 찾아오면 내년 여행준비도 90% 끝 입니다. 10%는,, 배낭(25~30L)을 바꿔주어야 하는데,, 내년 용돈의 여유를 헤아려 보아야 하겠지요.


사랑하는 벗들이여, 연말을 잘 보내고 계십니까?! 좋은 마무리와 신년계획을 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의 일'이란 알수가 없지만,, 그래도 계획이 있으면 그 방향으로 향하는게 또한 사람의 계획 이라 믿습니다. 어디서든 만나면 미소와 따스한 체온으로 만날 수 있는 벗들이 있어, 난 행복한 사람 입니다. 어쩌다 지나가다 한번 씩 만나수 있더라도.... 평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