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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저 얼굴과 얼굴들....








이것이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겠다.
물론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그는 내가 여기 서서 눈이 가득 쌓이는
자기 숲을 보고 있음을 모를 것이다.


내 작은 말은, 근처에 농가도 없고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한 해의 가장 어두운 저녁에
서 있음을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내 작은 말은 방울을 흔들어
무슨 잘못이라도 있는가 하고 묻는다.
다른 소리라곤 다만 스쳐가는
조용한 바람과 솜털 같은 눈송이뿐.


아름답고 어둡고 아늑한 숲속.
그러나 내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 프로스트시 '눈내리는 날 숲가에 서서' 모두










- 대입수능일, 대부분 AM 10시가 출근시간인듯 다소 한가하리란 버스를 07;30분에 타니 고3 수험생들로 만원이다. 지난 3년간 한가지 목표로 열심히 달려온 녀석들,,, 시험 잘보란 마음에서 자리도 양보 해 주고,, 늦지않게 고사장에 도착하여 시험을 잘 보기를 기원했다. 여전히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흔들리며 대방역에서 내려 정기검사를 받으러 병원으로 향한다. 최근에는 오심도 심하고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다친 다리를 다소 끌면서 " 난 괜찮다, 괜찮다...." 를 되뇌인다. 혈액검사와 뇨 검사를 마치고 엑스레이 예약을 찍어보니,, 예약이 없다. 요즘에는 '신종플루'로 모두들 야단인데,,, 나 같은 고 위험군 환자들이 걸리면 생명이 위태롭다고 하는데,,, 그냥,,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산다. 뇨 검사를 마치고 미루어 두었던 약도 먹고,,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입맛이 소태와 같이 쓰다.

- 입맛이 소태와 같고 몸이 아무리 아파도,, 일단 맏은 일은 제대로 해줘야 한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도 분다, 오전에 예정했던 일을 끝내고 늦은 점심을 먹는다. 모든 세상의 일이란 '때'가 있고, 순서가 있는 것이어서 '제 때'에 준비를 해서 자신의 모든것을 쏳아 붓는것도 '축복'이란 생각을 한다.모두가 자신이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만족하지는 못하겠지만,,, 최선을 다 하는만큼 거두리라 믿어 본다. 올해 딸아이를 위해 예정했던 사찰 방문도 9군데 밖에 다니지 못했다. 한달에 한곳씩,,, 3군데가 미달인데,, 기운을 내야겠는데,, 다친 다리가 문제다. 등산화의 밑창도 갈거나 새 등산화도 사야 하는데,,, 하는일 없이 바쁘기만 한 일정속에 하루 하루를 미루고 있다.



- 요즘들어 스스로 세상을 버리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난 아직도 가슴에 안고 싶고,, 체온을 느껴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체력이,,  자신감이 자꾸만 떨어진다. 다친 다리를 쩔.뚝,쩔,뚝,,, 다리를 절며 병원 검사도, 오전의 일과도 모두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몸이  많이도 노곤 하였다. 먹고 싶었던 선지국집의 선지는 빈약 하였고,, 피곤을 잊고저 5개월 만에 마시는 낮술은 쓰디 썼으며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피곤하다. 한달에 두번, 검사에 진료,,, 남의 월급을 받는 사람이라면 견디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치수 하나에 울고 웃는 처지라 의사의 말 한마디에 두 말을 할 수도 없다. 지쳤고, 몇잔의 술에 취한 듯 끝없이 가라앉는 몸은 바닥을 치고 튕겨 오른다. 어디까지 떨어진 것일까?!...  일어서야 한다. 지치고 나약 해지는 몸과 마음을,,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곧게 서라고 소리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