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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내게 꼭 필요한 것이라면,,,








사랑스런 프랑다스의 소년과 함께
벨지움의 들판에서
나는 藝術의 말을 타고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림은 손을 들어
내가 그린 그림의 얼굴을
찢고 또 찢고
울고 있었고,

나는 당황한 現代의 이마를 바로잡으며
캔버스에
물빛 물감을 칠하고, 칠하고

나의 의학 상식으로서는
그림은 아름답기만 하면 되었다.
그림은 거칠어서도 안되고
또 주제넘게 말을 해서도 안되었다.

소년은 앞머리를 날리며
귀엽게, 귀엽게
나무피리를 깍고
그의 귀는 바람에 날리는
銀잎삭.
그는 내가 그리는 그림을 쳐다보며
하늘의 물감이 부족하다고,
화폭 아래에는
반드시 江이 흘러야 하고
또 꽃을 길러야 한다고 노래했다.

그는 나를 탓하지는 않았다.
現代의 고장난 수신기와 목마름.
그것이 어찌 내 罪일 것인가.
그러나 그것은 내 罪라고
소년은 조용히
칸나를 내밀며 말했다.

칸나 위에 사과가 돋고
사과의 튼튼한 과육이
왠일인지 힘없이
툭, 하고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소년은 나에게 江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江은 깊이 깊이 흘러가
떨어진 사과를 붙이고
싺트고
꽃피게 하였다.
그리고 그림엔 노래가 돋아나고
울려 퍼져
그것은 벨지움을 넘어
멀리멀리 아시아로까지 가는 게 보였다.
소년은 江을 불러
내 그림에 다시 들어가라고 말했다.
화폭 아래엔 강이 흐르고
금새 금새
환한 이마의 꽃들이 웃으며 일어났다.

피어난 몇 송이 꽃대를 꺾어
나는 잃어버린 내 친구에게로 간다.
그리고 江이 되어
스며들어
친구가 그리는 그림
그곳을 꽃피우는 물이 되려고 한다.
물이 되어 친구의 꽃을 꽃피우고
그리고 우리의 죽은 그림들을 꽃피우는
넓고 따스한 바다가 되려고 한다.



  - 김승희 시 '그림속의 물' 모두









밤을새워 내리는 빗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이다가 새벽에 잠이 깨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아파트에 홀로 깨어서 켜진 창가의 불빛이 등대의 심지에 불을 켠듯 아래로 은은히 밝게 비친다. 11월에 들어서면서 나자신과 약속한 한가지는,, '한탄조의 이야기는 하지말자' 하는 것이다. 우스운 이야기 이지만,, 나이를 먹는게 자랑도 아닌데 자꾸 세상에 대해, 내 자신에 대해서 자조적이거나 한탄적으로 되어서는 더이상의 발전이 없겠다는 작은 깨닳음이다. 10월 들어 내 생활의 가장 큰 변화는 부분적으로나 '마음을 비웠다' 하는 것인데,, 이는 아끼고, 절제하며 미래를 위해 '나자신의 욕심'을 절제 했던 데에서 조금은 편안하게 실용적으로 마음을 바꾼데에 있다.

살아오면서 '과하거나 넘치지 말고 살자' 하는게 나름대로의 세상을 사는 전략 이였는데,, 최근들어 닥치고 겪은 여러가지 '세상일'을 보면서,,, '내몫'을 필요에 따라서 쓰는것이 때로 필요함을 본다. 11월들어 마치 그분이 강림한듯 3가지를 '마구' 질러 버렸는데,, 노트북의 자판기가 가끔 말썽을 피워 두어달을 고르다가 '코즈(@27,400)'의 자판기에 필이 꽂혔는데,, 마음을 정하자 E마트에서 물건이 동이 났다. 2주를 기다려도 오지않는 자판기에 담당직원에게 항의를 해도 미안하다는 말뿐,, 하여 우연히 들른 L 마트에서 발견한 '자판기(Wiselect @19,000)' 개발 제휴상품이라 가격도 월등히 싸고 여러기능도 손색이 없다. 하나는 일월의 황토 옥매트, 겨울이면 침대보다는 따스한 온돌이 그리운지라,, 질러 버리고, 또 하나는 덕순이의 짝인 렌즈인데,, 2년을 망설이며 가격을 관망하다가 적절한 수준의 환율에 '할인권'이 생기는 바람에 질러 버리니 이를 어째!?.....

오래간만에 강림하신 '지름신'에 의해 3건을 연달아 저질러 버리니,, 툭하면 질러 버리는 마눌님의 지름신에 '한마디' 하기도 우습게 됐다. 그래도 오래동안 망설이던 렌즈를 조금이나마 싼 가격에 구입하니 조금은 흡족한 마음이다. 카드결제를 체크해 보니 한가지가 끝이나며 제대로 연결이 된다. 이번에 제주도 올레길에서도 나름 아쉬웠던 부분을 이 렌즈로 커버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11월의 가을, 신졸플루로 웅크린 마음을 가까운곳 부터 찾아 덕순이의 콧바람을 씌우면서 제 기능을 찾아볼까 한다. 불편한 오른쪽 다리도 다음주 중에는 다 나을듯 싶고,, 쩔뚝쩔뚝 걷다보니,, 기기건 사람이건 제 기능(?) 을 한다는게 얼마나 고마운지도 실감한다. '세상의 것'들이 나를 움추리게 공격하여도 스스로를 지켜내는 것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니,, 지치지말고, 지지도 말고 열심히 노력하며 새롭게 길을 찾아 나서자! 스스로를 격려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