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와 사는 이야기

장마, 그리고 ‘폭염 속’에서,,

비가, 개이고 있다.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 신경림 시 '낙타'모두



* 때로, 인생은 사막이거나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유럽의 알피스트 가운데 '라인홀트 메스너' 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늘 혼자서 산에 오르는데, 낭가 파르바트 8000m 연봉들을 대원 하나없이 혼자서 넘어 왔다. 그런 그도 홀로 떠나기전 전날밤, 호텔에서 장비를 점검하며 울었다고 고백한다. 무서워서 울었다고 한다. 그의 두려움은 추락이나 실종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짊어져야 하는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이라 공감한다. 때로 인생의 바닥을 대면 하면서, 스스로를 돌이켜 마음을 정결케 한다. 이제 버릴것은 다 버리고 또 버린다. 이제 내 삶 앞에서 고통의 얼굴 보다는 긍정의 얼굴로 환하게 미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