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드리 ~

1929. 5.4. ~1993. 1. 20.

우리가 정말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을 만난 것은
<로마의 휴일>에서가 아니라 아프리카에서였다고
문화일보 1996년 10월 21일자 32면에
'고객과 함께 하는 세계로 미래로 - 삼성'이
전면 이미지 광고를 냈다

흰머리 쭈그렁탱이 할머니가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인간 막대기를 안고
세상을 슬프게 응시하고 있다

영풍문고판 『TOEIC 超학습법』 48쪽에 실린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탱탱한 몸매로 번 재산을
기아의 아가리에 털어넣고서야 천사가 되다니
피부가 헌 가죽부대처럼 쭈글쭈글해져서야 아름다워지다니

평생을 거쳐 아무도 아무것도
제대로 사랑해보지 않은 나는
언제 나에게서 해탈하여
이 할머니처럼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 공 광규시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모두
* ‘소주병’ (실천문학, 2004)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져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된다."

- 오드리 헵번.



* 젊은 시절의 오드리 헵번이 얼마나 예뻤었는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알지요. 그래도 늙은 오드리 헵번의 아름다움에 비하면 젊은 오드리 헵번의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 ‘ 아름답다’란 감정은 순전히 헵번의 삶이 아름다웠기 때문 이였습니다.


기아의 아가리에 모든 것을 털어넣을 수 있는, 당차고 아름다운 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