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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바람처럼 자유롭게,,


껍데기는 가라!!! - '신비주의'라는 말,,,,
조회(550)
이미지..,love. | 2007/06/17 (일)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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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가까워서야
담배꽃을 보았다
분홍 화관처럼 핀 그 꽃을
잎을 위해서
꽃 피우기도 전에 잘려진 꽃대들,
잎그늘 아래 시들어 가던
비명소리
이제껏 듣지 못하고 살았다
톡, 톡, 목을 칠 때마다
흰 피가 흘러
담배잎은 그리도 쓰고 매운가
담배꽃
한줌 비벼서 말아 피우면
눈물이 날것 같아
족두리도 풀지 않은
꽃을
바라만 보았다
주인이 버리고 간 어느 밭고랑에서
마흔이 가까워서야
담배꽃의 아름다움을 알았다
夏至도 지난 여름날
뙤약볕 아래
드문드문 피어 있는,
버려지지 않고 피어날 수 없는 꽃을.
 
 
  -나희덕 시 '담배꽃을 본 것은'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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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처럼 자유롭게,,, 진정 다 버리고 나면 '나'는 남아 있을까,,,,?!?
 
 
-가끔 가다가 동문들을 만날 때 가 있다. 학교 다닐때에 열심히 공부하고 나름대로의 확고한 목표아래 노력했던 친구들이 잘 풀린 것을 보면 나도 마음이 흐믓하다. 하지만 인생 이라는게 모두 마음먹은데로 흐르지는 않는 법, 꾸준한 노력과 도전에도 불구하고 꿈을 이루지 못하고 꿈을 접은 채, 나름대로의 생활에 '열중'하며 살지만 잘된 동문들을 만나면 부러웁고 살살 배가 아픈게 인지상정이다. 나 또한 옛날에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다가 모든 것을 한순간에 포기하게 '뚝' 밑바닥으로 낙하하여 가까스로 기사회생 한 지라,, 그러한 마음을 조금은 이해 한다. 우리는 흔히 쉽게 '껍데기 는 가라'하고 이야기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껍데기가 모여서 '나'를 이룬것은 아닌지,,, 때로는 내 가족 , 내 자식도, 주위의 관심이나 염려어린 시선도 견디기 힘들 때가 있다. 나는 나이고 싶다고 흔히 이야기 하지만, 진정 나의 참 모습은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직장을 접고 투병생활을 하다가 신장이식을 받고, 정기적인 관찰과 치료를 병행하며 일을 새롭게 시작하고 약을 먹은지 10 여년,,, 낯설게 변화되는 내 모습에 카메라를 놓은지도 8년이 지났다. 2005년에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자유로와 지기 위해서 정직하자"하며 일주일 만에 '모나리아'라는 제목으로 휴대폰 셀카로 내 모습을 올리고 2년여 만에 가족사진도 내 모습도 올리니, 후배 왈 "신비주의 전략을 포기 하셨나요?' 하고 묻는다. ㄲㄲㄲ,,,,  ^^;;;  은근히 이말이 신경을 건드려 "신비주의는 개뿔~~!!!"하고 과잉반응을 했지만,,, 너무나도 변해버린 내 얼굴과 모습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온 것이 사실인 모양이다. 약을 먹고 치료를 받으면서 체념은 했지만 단념은 안된 모양 이다. 마눌님과 딸들이 "살좀 빼, 배 살좀 빼세요"하는 애정어린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운동을 심하게 하면 치수가 올라 속보의 거리를 늘리고, 하루 2끼의 식사로 노력하는 내 마음을 가족들은 알까? 가족들은 심하게 운동하면 치수가 오르니 조심하라는 의사의 말을 내 변명으로 듣는 것 같다. 에이구,,,,,
 
-나도 예전처럼 편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 34의 바지도 입기에 힘겨운 요즈음,,, 아직도 보관하고 있는 32의 바지를 다시 입고 '가뿐'하게 내 생활과 일을 즐기고 싶다. 31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워 지는  여름,,, 이 뜨거움을 느끼며 거리를 오고 갈 때, 내가 몸이 안좋음을 다시금 느낀다. 누구의 말따나 살살 달래며 써야하는 나이고 몸인데,,, ㅎㅎㅎ,,, 내 자존심과 내 체면,, 내 이기심,,, 이런 껍데기는 가라고 외치고 싶다, 허지만 불편한 몸을 느낄 때,,, 약에 찌들은 몸의 저항을 느낄 때,,, 새처럼 자유롭게, 바람처럼 자유롭게,,, 내 일을, 내 하고픈 일과 사람들을 만나며 열정적으로 다시 살고 싶다고 바보같이 소망한다. 하지만,,, 하지만,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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