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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아, 민주주의!


아직도,,, 타는 목마름으로 걸어가는 그때의 푸르름이여 !!!
조회(465)
이미지..,love. | 2007/06/08 (금)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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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혀져가는 죽음, 사라져간 젊음, 그리고 잊혀진 민주주의,,, 다시 타는 목마름....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품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 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김지하 시 '타는 목마름으로'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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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6월이면 가슴에 살아나는 두 사람,,,    박종철,,,,
 


  -그리고,  이한열,,,,
 
-먼 훗날, 지나간 70년대와 80년대가 어떤 시대 였냐고 누군가 물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무도 지나온 세월을 궁굼히 여겨 묻지 않는다. 세상은 민주주의 무엇인지도, 참 민주주의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고민하지 않는다. 세월은 흘렀고 사라진 젊음의 죽음은, 한 시대의 죽음은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속에만 '여전'하다. 뉴스의 보도에서 "박종철, 이한열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다가 죽었는지 모른다"는 후배들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세월은 이렇게 20년의 짧은 시간인데도 필요에 따라서 잊혀져 가기도 윤색되어 가기도 하나보다. 역사란 무엇일까???,,,, 삶의 모습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애타게 부르짖었던 민주주의란 무엇 이였을까?,,,,
 
 
학생들은 돌을 던지고
무장경찰은 최류탄을 쏘아대고
옥신각신 밀리다가 관악에서도
안암동에서도 신촌에서도 광주에서도
수백명 학생들이 연행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피묻은 작업복으로 밤늦게
술취해 돌아온 너를 보고 애비는
말 못하고 문간에 서서 눈시울만 뜨겁구나
반갑고 서럽구나
평생을 발붙이고 살아온 터전에서
아들아 너를 보고 편하게 살라 하면
도독놈이 되라는 말이 되고
너더러 정직하게 살라 하면
애비같이 구차하게 살라는 말이 되는
이 땅의 논리가 무서워서
애비는입을 다물었다마는
이렇다 하게 사는 애비 친구들도
평생을 살 붙이고 살아온 늙은 네 에미까지도
이젠 이 애비의 무능한 경제를
대놓고 비웃을 줄 알고 더 이상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구나
그렇다 아들아, 실패한 애비로서
다 늙어 여기저기 공사판을 기웃대며
자식새끼들 벌어 먹이느라 눈치보는
이땅의 가난한 백성으로서
그래도 나는 할말은 해야 겠다
아들아, 행여 가난에 주눅들지 말고
미운 놈 미워할 줄 알고
부디 네 불행을 운명으로 알지 마라
가난하고 떳떳하게 사는 네 이웃과
네가 언제나 한몸임을 잊지 말고
그들이 네 힘임을 잊지 말고
그들이 네 나라임을 잊지 말아라
아직도 돌을 들고
피흘리는 내 아들아.
 
 
  -정의성 시 '아버님 말씀'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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