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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잠들 때

무정한 내 마음.

 

 

 




나의 기분이 나를 밀어낸다
생각하는 기계처럼
다리를 허리를 쭉쭉 늘려본다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서
화초가 말라 죽는다
뼈 있는 말처럼 손가락처럼

일정한 방향을 가리킨다
죽으면 죽은 기분이 남을 것이다
아직 우리는 웃고 말하고 기분을 낸다
먹다가 자다가 불쑥 일어나는 감정이
어둠 속에서 별 의미 없이 전달되어서
우리는 바쁘게 우리를 밀어낸다

나의 기분은 등 뒤에서 잔다
나의 기분은 머리카락에 감긴다
소리내어 읽으면 정말 알 것 같다
청바지를 입는 것은 기분이 좋다

얼마간 뻑뻑하고 더러워도 모르겠고
마구 파래지는 것 같다
감정적으로 구겨지지만
나는 그것이 내 기분과 같아서
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이근화 시 '청바지를 입어야 할 것' 모두


 


*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다가 귀여운(?) 아가씨한테 한수 배우고 말았습니다. 내앞자리가 비어서 나는 당연히 그 자리에 앉은 것인데,  정장을 한껏 잘 차려입은 그 아가씨는 자신을 '숙녀'로 생각해, 당연히 자신에게 자리를 양보 할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무정하게 자리에 앉아 가방에서 책을 꺼내 주시하는 내 머리위로 " '앉으세요' 하고 묻지도 않네~" 하는 혼자 말이 들렸는데, , 신선한 충격 이였습니다. 우리세대는 어려서 부터 노약자를 보호하고 숙녀를 존중하라는 교육을 받고 자라긴 했지만, 스스로 이렇게 자신을 존중하는 아가씨는 처음 봤으니, 어떤 반성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살면서 어른들,, 부모들이나 삶의 스승들에게 배웠던 ' 바른처세' 들이 다 옛날 이야기가 되고 있다는 '자괴감'이라 쓰면 맞을까요.....?! 

'각박해진 세대',, 이런 단어의 의미가 몸으로 깨닳게 되는 요즘이 스스로에게 되묻는 시간이 되며, 스스로에게 "이 어리석은 인간아!" 하고 꾸짖는 아픈 시간이 요즈음,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삶에 있어서 반복이란 단어는 뼈아픈 단어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마저 존중 하기를 포기 해 버리면,,  너무나 서글픈 존재가 되어 버림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나에대한 자존감이 없으면 타인에 대한 존재감이나 존중이란 단어는 공허하게 홀로 울리는 메아리와 같기 때운입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데,, 타인을 인정 할 수도, 그 존재를 친구나 이웃으로 받아 들이기에는 너무 비 현실적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입니다.

사회가 각박해 질수록, 살기가 어렵게 느껴질 수록,, 사람들간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여러 이유들을 명확히 보게 됩니다. 나이를 더하고, 삶의 연륜을 더하는 일이,, 내 자신이 편하고 남에게 인정받는 일이 되기보다는,, 내 자신이 먼저 남을 인정하고 그 사람을 존중하는 '기본(基本)'을 나부터 갖추고저 합니다. 결국에는 사람이 기본입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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