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떠나는 먼 길.

 

  

 

 

 

 

 

 

혼자 강물 기대선 그대

 
남루한 등 뒤로 무리지어 떠나는

저 새떼 보아라

 
험한 세상 그리운 노래 따라

 
춤추며 흔들리며 끼룩끼룩

흩날리다 어둠 걷히는 강 저편

 
눈부시게 금비늘 은비늘 떨구며

가는구나.바삐 지나온 길

 
물살 재재거리는 모래톱에 꿇어

 
밤새도록 무릎 닦아 참회했으나

 
깃발 없는 둑길 가득 갈대꽃만 흐드러지고

 
새들이 떠난 자리

 
캄캄하게 기다리며 남아 있는 그대

 
이토록 오래 찾아 헤맨 것은 무엇이었을까

 
눈 떠보면 발아래 와 부딪히는

물소리 들판 한가운데로

 

두고 온 모든 것들이 깃 치며 살아나는 소리

 
툭 툭 꽃잎 털며 마침내 그대 일어설 때

 
보는가 숨죽여 엎드렸던 잡풀들 사이

 
펄럭이며 달려와 우리 앞에 서는

 
이 깊디깊은 눈물 끝간 데 없는

 

우리들의 귀로(歸路).

 

 

 

  - 고 두현 시 '먼 길 온 사람' 모두

 

 

 

 

 

 

* 명절이라 적힌 날에 '길'을 떠날수 있다면 행복하다. 평생을 고향을 그리워 하며 사셨던 아버님은 고향인 평양에 사셨던 부모님과 동생들을 항상 가슴속에 안고 사셨다. 이산가족 방문 신청도 3번,, 다 떨어지시고 다음에는, 다음에는,,, 하시다가 힘겹게 눈을 감으셨다. 아버님의 유해를 호국원에 안장하고 아버님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평양에 생사도 알수 없는 동생들을 그리며 사두었던 내복이나 옷가지,, 몇가지의 전자제품,, 이런것들을 정리하며 눈을 붉혔던 기억이 새롭다. 올해에는 이산가족방문이 다시 이루어져 가슴의 한을 다소나마 덜게 된 가족들의 사연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명절이면,,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찾아 떠나고 오가는 사람들의 차량으로 꽉 막히는 도로를 보며, 한가하게 잘 뚫리는 서울과 집 주변의 도로를 보며,, 산다는 것은 항상 가슴속 가득히 그리움을 안아야 하는 것임을 다시금 느낀다. 그리움이 없다면 산다는 의미가 없다.

 

 

항상.... 마음속에는 배낭이 하나 싸아져 있다. 일을 하다가도 지친 몸을 이끌고 술 한잔에 시름을 달래다가도 문득, 길을 떠날수 있도록,,,  막연히 길을 떠나도 결국에는 내 곁에 남는것이 가족이니,, 긴 여정의 먼길을 떠나던, 짧게 돌고, 돌아 집으로 돌아오든,, 결국에는 그곳에는 내 가족이 존재 함이다. 아버님이 가시고 그래도 어머니가 살아 계셔서 어머니를 중심 축으로 자식과 그 자식들이 이어진다. 젊은시절 그토록 이해할 수 없어 미워 했었던 어머니도,, 이제는 하얗게 늙으셨다. 언젠가 어머니도 아버지 곁으로 가시면,, 우리 자식들은 누구를 축으로 하여 먼길을 떠났다 복귀하곤 할까?!.... 새삼스레 먼길을 떠나신 아버님과 큰누이, 큰 매형이 그리워 불러본다. 훠어이~ 훠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