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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내가 잠 들때,,,

 

 

 

 

 

 

 

나를 치유해 준 것은 언제나 너였다

상처만이 장신구인 생으로부터

엉컹귀 사랑으로부터

신이 내린 처방은 너였다

옆으로 돌아누운 너에게 눌린

내 귀, 세상의 소음을 잊고

두 개의 눈꺼풀에 입 맞춰

망각의 눈동자를 봉인하는

너, 잠이여

 

나는 다시 밤으로 돌아와 있다

밤에서 밤으로

부재하는 것이 존재하는 시간으로

얼굴의 윤곽을 소멸시키는 어둠 속으로

나라고 하는 타인은

불안한 예각을 가지고 있다

잠이 얕은 혼을

 

내가 숨을 곳은 언제나 너였다

가장 큰 형벌은 너없이 지새는 밤

네가 베개를 뺄 때

나는 아직도 내가 깨어 있는 이곳이 낯설다

때로는 다음 생에 눈뜨게도 하는

너, 잠이여

 

 

  - 유시화 시 '잠' 모두

 

 

 

 

* 잠이 몰려왔다. 한여름 폭서로, 몸도 마음도 지친 것일까?!...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모든게 '물거품' 일주일에 세번씩 하던 운동도 숨을 막히게 하는 무더위에 잠시 중단하고 나름 체력 안배를 했지만,, 몸이 지치고 힘들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종양으로 인하여 수면 내시경을 세번이나 받았으니,, 평소에 병원에 단련된 몸도 놀라고 조금 힘들었으리라. 8/11~15, 5일간의 다소 짧은시간 이였지만, 어느곳에도 가지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제주의 올레길이 그리웠지만, 이 더위에 강행군을 하게엔 스스로 자신이 없다. 초대권을 이용해서 보고 싶었던 영화도 두어편,, 도서실에 들러 읽고자 찜해 두었던 책도 십여권 부지런히 읽어, 나름대로 목표하던 계획에 근접 했다고 할까?!,,, 그래도 역시 한낮의 무더위는 대단했으니,, 평소에 먹고 싶었던 집에서 만두에, 간짜장,, 이런것도 시원한 곳에서 사먹으며 나름대로 피서를 즐겼다고 할 수 있지 않을지?

 

비가 많이도 왔다. 큰아이는 19일까지 알바이트를 마치고 10여일간의 정리기간을 거쳐 중국으로 교환학생으로 떠난다. 중국의 대학 기숙사에서 1년을 생활해야 하는데, 부모의 걱정에도 아랑곳없이 부모의 잔소리와 감시에서 벗어 난다는데에 무척이나 설레는 모습이다. 우리때도 그러했으니,, 웃을 수 밖에,,, 올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은곳이 제법 여러곳에서 소식이 들려온다. 작은 자영업에서는 인건비가 우선인데,, 직원들의 월급을 맞춰주기 힘들어지면,, 문을 닫아야 한다. 그 고통을, 그 뼈저림을 너무나 공감한다. 내실이 필요한 때이다. 내가 바로서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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