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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 無所有處定 " - 권 정 생.








사람들은 참
아무것도 모른다

밭 한뙈기
논 한뙈기
그것 모두
내거 라고 한다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은
한 사람의 '내것'은 없다
하느님도
'내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아기 종달새의 것도 되고
아기 까마귀의 것도 되고
다람쥐의 것도 되고
한마리의 메뚜기의 것도 된다
밭 한뙈기, 돌맹이 하나라도
그것 '내것'이 아니다
온 세상 모두의 것이다.



  -권정생 시 '밭 한뙈기'모두








1937년 도쿄 빈민가에서 태어나  나무장수, 고구마 장수, 담배장수, 재봉틀 가게 점원.... 하고 싶은 일 보다는 할수밖에 없는 일이 더 많았던 어린시절 19세의 나이에 늑막염과 폐결핵에 걸렸다. 이때에 그는 "돈을 벌려고 집을 나간 동생, 부모님께 도저히 그 이상으로 고생을 시켜드릴 수 없어 차라리 죽길 바라며 밤마다 교회당에 가서 하느님께 기도 했다"고,,,,  1965년 병든 몸으로 집을 나와 걸식과 노수자 생활,,, 그러나 깡통에 밥을 꾹꾹 눌러 담아주던 식당 아주머니, 길에 쓰러져 있을 때 물을 길어다 준 할머니,, 공짜로 강을 건네다 준 뱃사공 할아버지, 자신보다 하등 나을것이 없었던 가난한 이들,,,, 오로지 죽을 생각만 하던 그를 살라며 살라며 다독여 주던 그 사람들.....






29살, 경북 안동에 정착. 마을 교회의 종지기로 일하며 문간방에서 홀로 생활하던 시절, 그 춥고 외딴방에 놀러온 작은 친구들... 뚫린 창호지 구멍으로 뛰어 들어온 개구리,, 겨울이면 따뜻한 아랫목에 들어와 같이 잠들던 생쥐,,,, "자다보면 발가락을 깨물기도 하고 옷 속을 비집고 겨드랑이에 까지 파고 들기도 했다. 처음 몇번은 놀라기도 하고 귀찮기도 했지만 지내다 보니 정이 들어 아예 발치에다 먹을것을 놓고 기다렸다. 개구리든 생쥐든 메뚜기든 굼뱅이든,, 같은 햇빛 아래 같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고통도 슬픔도 겪으면서 살다 죽는게 아닌가".... 극심한 고통과 고독속에서 작은 친구들을 벗삼아 글을 쓰기 시작헸다.






1969년 그의 첫동화 주인공은 친구인 흰둥이가 싸놓고 간 똥. 제 1회 기독교 아동문학상, 제 1회 한국 아동문학상, 제 22회 새싹문학상. 동화작가로 유명해지고 돈도 제법 벌었지만, 그의 평생의 생활공간이 된 조그만 흙집에서 계속 태어나던 또다른 주인공들.... 깜둥 바가지, 벙어리, 전쟁고아, 바보, 늙은 소, 거지, 장애인, 외로운 노인, 시궁창에 떨어져 썩어가는 똘배.....  "동화가 왜 그렇게 어둡냐고요? 그게 진실이기에 아이들에게 감추는 것만이 대수가 아니지요. 좋은 글은 읽고 나면 불편한 느낌이 드는 글입니다."






2007년 5월 17일.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에 난데없이 자동차들이 줄을 이었다. "우리는 한동네에 있어도 그사람이 그리도 유명한지 몰랐는데,,, 돈도 많이 벌었다고요? 찬 가난 했어요. 평생을 옷 한벌로 지냈는데......" 







"하느님께 기도해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나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달라고요.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주십시요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티벳의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주세요
안녕히 계십시요."





 


기독교에 대한 '독실한 믿음'을 바탕으로 쓰여진 그의 작품들은 자연과 생명, 어린이, 가난한 이웃, 북녘형제들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가 그려내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힘없고 약한 존재들이지만, 그들은 모두 자신을 죽여 남을 살려냄으로 결국 아름다운 영생을 얻게 된다. 저간의 동화들이 대개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의 세계만을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권정생 선생은 주변의 어둡고 추운 곳에서도 왕자나 공주 못지않고 멋지고 따뜻한 영혼을 간직한 수많은 존재들이 살고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동 문학가 故 '권정생 (1937.9.10 ~ 2007.5.17)' 선생.
                                           그의 영전에 수줍게 핀 흰 찔레꽃 한송이 바친다. 편히 잠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