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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보이는, 있는 모습,, 그대로를..... 나는 내 시에서 돈 냄새가 나면 좋겠다 빳빳한 수표가 아니라 손에 꼬깃한 지폐 청소부 아저씨의 땀에 절은 남방 호주머니로 비치는 깻잎 같은 만원권 한 장의 푸르름 나는 내 시에서 간직하면 좋겠다 퇴근길의 뻑적지근한 매연가루, 기름칠한 피로 새벽 1시 병원의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시 반지하 연립의 스탠드 킨 한숨처럼 하늘로 오르지도 땅으로 꺼지지도 못해 그래서 그만큼 더 아찔하게 버티고 서 있는 하느님, 부처님 썩지도 않을 고상한 이름이 아니라 먼지 날리는 책갈피가 아니라 지친 몸에서 몸으로 거듭나는 아픈 입에서 입으로 깊어지는 노래 절간 뒷간의 면벽한 허무가 아니라 지하철 광고 카피의 한 문장으로 똑 떨어지는 슴슴한 고독이 아니라 사람 사는 밑구녁 후미진 골목마다 범벅한 사연들 끌어안고 벼리고 달인 시 비.. 더보기
'이상한 일' 이야.....?!? 저 위에,, 함께 있다 !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 다니는 몇송이 눈. -황동규 시 '조그만 사랑노래'모두 홀로 걷는다, 산길을...길은 끝을 보이지 않는다 ! 12시가 다되어 학원에서 돌아온 큰 아이가 샤워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도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이리뒤척, 저리뒤척,,, 잠은 오지않고 한마리, 두마리 양을 세다가 1시를 넘기고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04;50 분... 눈은 바늘로 찌르듯 시큰 거리는데,, 더 잠을.. 더보기
老後 ,,, 미래의 '내모습'은 어떠할까....?! 흰눈이 소리도 없이 땅을 덮던 날, 세종로 경복궁 벤치에 머리 허연 노인 하나 앉아 말없이 웃고 있다 두툼한 마고자에 새 모자 새 신... "할아버지 여기 왜 계세요?" "미, 미안 합니다" "할아버지..." 노인은 대답한다 "난, 배, 배가 고픕니다, 밥 좀 주세요"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리는 찬송가 소리 고궁의 관리인, 방송하며 한마디,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을 겁니다" 두어 시간의 정막. 정말, 아무도 오지 않는다 관리실엔 새 옷을 쭉 빼입힌 아이 둘.... 울다 지쳐 잠이 들고,,, 노인에게 난, 망설이다 손을 내민다 "전, 갑니다' "고맙습니다" 노인은 그저 입술을 벌리고 웃는다 행복한 미소...?! 노인은 왜, 울지도 않는 것일까? 난, 아무런 죄가 없어, "미안 합니다' "배, 배가 고픕니다.. 더보기
'귀차니즘'은 나를,, '병'들게 한다 !!! 땅 끝에 서서 더는 갈 곳 없는 땅 끝에 서서 돌아갈 수 없는 막바지 새가 되어서 날거나 고기가 되어서 숨거나.... 혼자 서서 부르는 불러 내 속에서 차츰 크게 열리어 저 바다 만큼 저 하늘 만큼 열리다 이내 작은 한덩이 검은 돌에 빛나는 한오리 햇빛 애린 나. -김지하 시 '애린'모두 시름시름 몸이 아파와서,, 다시 운동의 강도를 조금 낮춘다. 잡다한 일상에서 요즈음 눈에 보이고 잡히는 일이 모두가 '어렵다!' 하는 말들이고 사태라... "그냥, 그러느니",,, 하려고 하는데 정신이 몸처럼 무뎌지지가 않는다. 어제는 우습게도 은행에서 두번의 전화가 왔는데,, 한명은 내 펀드와 주식을 관리하던 VIP 실의 '여대리'인데 새해들어 새곳으로 발령이 나서 준비했던 물건도 안찾아가시고 해서 인사차 전화를 했다.. 더보기
남편과 아내,, 그 인생의 '절반'.... 가깝게... 느껴지는,, 그림 한장.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 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 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 더보기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는 머리로는 아니오 라고 말한다 그는 마음으로는 그래요 라고 말한다 그가 좋아하는 사람에겐 그래요 라고 말한다 선생님에겐 아니요 라고 말한다 그가 서있다 선생님이 그에게 묻는다 온갖 질문이 그에게 쏳아진다 갑자기 그가 미친듯이 웃는다 그리고 그는 모든 걸 지운다 숫자와 말과 날짜와 이름과 문장과 함정을 갖가지 빛깔의 분필로 불행의 흑판에다 행복의 얼굴을 그린다 선생님의 야단에도 아랑곳없이 우등생 아이들의 야유도 못들은 척. -쟈끄 프로베르 시 '열등생(Le cancer)'모두, 83년의 대학노트에서... 이제는 다컸다고 '초상권'을 주장하는 아이들.... 큰아이와 작은아이, 둘 다 한때는 영어를 가르친적이 있다. 내 과외의 역사는 오래되어 국민학교 6학년 때 부터 남의 집 아이들을 가르쳐 왔지만, '내.. 더보기
분주하게 하루를 뛰어 다니며,,,, 외롭게 살다가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이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 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천상병 시 '새' 모두 2009 년의 모든 '악한기운' 모두 물러 가거라 !!! 아침 일찍부터 일처리를 한건하고 부지런히 병원으로 미루었던 정기진료를 마치고,, 다행히 며칠간 무리했음에도 치수나 몸의 상태가 '그대로' 유지를 해주어서 안심이다. 어차피 더 좋아질 수도 없는 몸, 더 이상 악화만 안되면 다행이라는데,.. 더보기
술 한잔에 취하여 하늘을 올려다 보면,,,, 골목에서 골목으로 거기 조그만 주막집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저녁 어스럼은 가난한 시인의 보람인 것을..... 흐리멍텅한 눈에 이 세상은 다만 순하디순하기 마련인가,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몽롱하다는 것은 장엄하다 골목 어귀에서 서툰 걸음인 양 밤은 깊어 가는데, 할머니 등뒤에 고향의 뒷산이 솟고 그 산에는 철도 아닌 한겨울의 눈이 펑펑 쏳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산 너머 쓸쓸한 성황당 꼭대기, 그 꼭대기 위에서 함빡 눈을 맞으며, 아기들이 놀고 있다 아기들은 매우 즐거운 모양이다 한없이 즐거운 모양이다. -천상병 시 '주막에서'모두 적당한 어둠과 적당한 추위,, 그리고 적당한 장소에 자리잡은 선술집, 언제부턴가 혼자 술을 마시면 일식집이나 Bar 를 피하고 동네의 귀퉁이나 아무 지하철 역에서 내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