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죽음보다 깊은 잠

잠에서 깨어,,,, 깊은 잠 에서 깨어나...... 조회(223) 이미지..,love. | 2006/04/30 (일) 09:53 추천(0) | 스크랩(1) 살얼음 끄트머리에 가벼이 앉아 있던 가창오리떼는 어찌하여 한강을 떠나는가 하루에 세 번씩 내 청춘을 때리던 노량진 성당의 종소리는 어찌하여 저녘놀이 사라지기도 전에 붉게 사라지는가 보름달은 또 어찌하여 초승달이 되어 한강철교 위로 홀연히 떠올라 내 그토록 우러러보던 초월의 가장 가난한자세를 보여주는가 강물은 한순간에 한강을 놓아버리고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는데 파도는 섬기슭 끝까지 달려갔다가 한순간에 수평선 끝까지 물러나는데 나는 아직 돈도 사랑도 버리지 못하고 꾸역꾸역 밥과 국만 먹는다 처마 끝에 맺힌 고드름도 한순간에 마당에 툭 떨어지는데 나는 아직 이별의 순간을 떨치.. 더보기
조금은 무더운 봄 햇살속을 홀로 걸으며.....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 것들이 모였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때 이곳에 울려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새들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치며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 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 서리 묻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는 것이 너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서둘러 말을 타고 이 겨울숲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