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처님 오신날에

두손을 모아 허리숙여 합장합니다! 저렇게 산이 가파르다간 하는데 상쾌한 물소리 들린다 도계가 가까운 마을들 근신하듯이 밤길 홀로 걸어, 실상사(實相寺) 다리를 건넌다 예부터 실상인가 별들은 지독한 피부병처럼 잔뜩 성나 있고 천왕봉 날망은 잘 버려져 있다 지리산은 지금 지이산(智異山) 밤에 우는 새소리는 띄엄띄엄 뼛속으로 깃들어 참회가 모자라는 한 생애를 잠 못 들게 한다 근신하라 근신하라고 한다 돌아온 길이며 건너온 물길들 하며 또, 한 방울 눈물에도 젖어드는 허물들하고, 그 순간 한 발짝을 못 내밀게 하던 미안함들이 여기까지 따라와 있다 지이산 한 자락, 생애의 지리에 너무 어두워, 실상을 찾지 못해 하룻밤 눕는데, 문밖에서 누가 오늘 앞산은 허, 지이산이구나 하고 간다 이 근신은 언제 해맑아져 그대 앞에서 떳떳해질 것인가 지리(地理).. 더보기
아제아제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루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끓고 서랖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 정호승 시 '산산조각' 모두 * 석가모니가 길을 가고 있는데 한 건달이 이유도 없이 석가모니를 향해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를 본 석가모니가 아랑곳 않고 허허 웃으며 계속 걸어가자 제자가 물었다. " 욕을 하는데 어찌 웃고만 가십니까? " 석가모니가 말했다. "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 금덩이를 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