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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아, 오드리 ~ 우리가 정말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을 만난 것은 에서가 아니라 아프리카에서였다고 문화일보 1996년 10월 21일자 32면에 '고객과 함께 하는 세계로 미래로 - 삼성'이 전면 이미지 광고를 냈다 흰머리 쭈그렁탱이 할머니가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인간 막대기를 안고 세상을 슬프게 응시하고 있다 영풍문고판 『TOEIC 超학습법』 48쪽에 실린 믿어지지 않을 만큼 탱탱한 몸매로 번 재산을 기아의 아가리에 털어넣고서야 천사가 되다니 피부가 헌 가죽부대처럼 쭈글쭈글해져서야 아름다워지다니 평생을 거쳐 아무도 아무것도 제대로 사랑해보지 않은 나는 언제 나에게서 해탈하여 이 할머니처럼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 공 광규시 ‘아름다운 오드리 헵번’모두 * ‘소주병’ (실천문학, 2004) “사람들은 상처로.. 더보기
절벽/공광규 내가 시시해졌다 부동산, 재태크, 조루증 상담 이런 광고들에 눈이 쏠린다 마음으로 하는 사랑 숨어서 하는 연애 남몰래 하던 외도 무덤까지 묻고 가기로한 은밀한 상처도 긴장이 풀렸다 아찔한 계룡산 능선이나 북한산 바위 절벽 거가 매달려 있는 소나무를 보고 이제는 위험하다는 생각보다 운명이라 생각을 한다 그러니 나는 분명히 타락했다 이런, 마흔에 순결이 구겨지다니 절벽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다시. 절벽으로 올라가야 겠다 - 공광규 시 '절벽' 모두 * 시인의 말대로 40 이 넘으니 보이는게 부동산, 조루증, 재테크... 이런 시시한 광고들 뿐이다. 사는게 시시해 졌다. 이렇게 적고보니 40 이전에 꽤 산듯 싶어,, 피식 헛바람만 나왔다. "왜 사느냐고 물으면... 웃지요!" 요즘의 세월을 이렇게 표현 할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