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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달력 / 하 재연 초록색 사과를 깨물던 내가 있고 사과를 네 쪽으로 갈라서 깍기를 좋아하던 당신이 있고 나는 구름이 변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구름의 발목이 사라지는 광경을 바라본다 발목이 발목을 데리고 가는 순간에, 당신의 전화가 울린다 여름의 구름은 대기의 규칙을 따른다 오른발을 먼저 내미는지 왼발을 먼저 내미는지 하얀 선 앞에 서보고 싶었는데, 멀리서 시작된 누군가의 달리기 당신의 자동응답기는 여름의 목소리만 담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달력은 월요일부터 시작된다 구름과 초록은 대기로 스며들고 사라지고 내 여름의 달력은 일요일부터 시작된다. -하재연 시 '여름의 달력'모두 *여름답게 무덥고 비도 많이오고 습기도 많고 ,,그런날들 속에 서서히 지쳐가는 요즘 입니다 . 침체된 경기의 여파로 바쁘게 움직이지만 나아지는 기미가 .. 더보기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 용택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 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데서 피지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은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김용택시 '사람들은 왜 모를까'전문 *벚꽃이 눈처럼 훝어져 날리며 떨어지더니,, 목련이 뒤늦게 봉우리를 열었다. 사는게 어렵고, 생각이 모아지지 않아, 아무도 지인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