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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Mosaic - 쟈끄 프로베르.



그대 방금 꺽은 꽃을 안고
거기서 무얼 하는가 어린 소녀여

그대 시든 꽃을 안고
거기서 무얼 하는가 젊은 처녀여

그대 말라가는 꽃을 들고
거기서 무얼 하는가 멋진 부인이여

그대 죽어가는 꽃을 들고
거기서 무얼 하는가 늙은 여인이여


승리자를 기다리지요.


-'꽃다발'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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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열어놓은 문
누군가 닫아버린 문
누군가 앉았던 의자
누군가 쓰다듬은 고양이
누군가 깨물어버린 과일
누군가 읽고 난 편지
누군가 넘어뜨려 놓은 의자
누군가 열어 놓은 문
누군가 아직도 달리는 길
누군가 헤쳐 나가는 수풀
누구나 몸을 던지는 강
누군가 죽은 병원

-'메시지'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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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며칠일까
우리는 온 세월을 함께 살고 있지
그대여
우리는 온 삶을 함께 살고 있지
내 사랑이여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고
살아가며 서로 사랑하고
우리는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세월이 무엇인지 모르고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지

-'노래'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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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시장에 갔었지
그리고 새를 샀지

내 사랑
그대를 위해
꽃시장에 갔었지
그리고 꽃을 샀지

내 사랑
그대를 위해
철물시장에 갔었지
그리고 쇠사슬을 샀지
무거운 쇠사슬을

내 사랑
그대를 위해
그 다음 노예시장에 갔었지
그리고 널 찾아다녔지
하지만 난 너를 찾지 못했네

내 사랑이여.


-'내 사랑 그대를 위해'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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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속에 노래하는 새가 있어

내가 절 사랑한다고 내게 자꾸만 노래해

그리고 날 사랑한다고 내게 자꾸만 노래하지

새는 그 지겨운 노래를 그칠 줄 몰라

내일 아침이면 그 새를 죽이고 말테야.


-'가장 짧은 노래'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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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잔은 비어 있었고
술병은 깨졌었지
침대는 활짝 젔혀져 있고
또 문은 닫힌 채였지
행복과 아름다움의
별같은 유리조각은
너저분한 방의
먼지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지
난 환희의 불꽃이었어
나는 죽어가듯 취해 있었고
그리고 넌 온통 벗은 채 내 품안에서
살아나듯 취해 있었지


- ‘휴일'모두



** 일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관조하며 읊듯이 진실을 이야기 한다. 젊은시절 되지도 않는 불어 실력으로 ‘인간의 대지’나 ‘쟈끄 프로베르’의 강의가 있다면 도강을 하고는 했다. 길고 긴 시간을 밤하늘을 나는 비행사나 나이먹은 노 시인이 중얼거리는 시의 한 귀절이,, 당시의 내 처지에는 친밀하게 울렸던 것 같다. 예슨을 넘기고 보니 ‘무엇이 중 한지,,’ 알것도 같은데…, 순간에 최선을 다 할 일이다. 항상, 후회는 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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