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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채색.


인생은 지나간다 - 아름답게 채색되여,,,
조회(371)
이미지..,love. | 2006/12/29 (금)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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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짜장면보다
검은 밤이 또 올지라도
짜장면을 배달하고
가버린 소년처럼
밤비 오는
골목길을 돌아서 가야겠다
짜장면을 먹으며
나누어 갖던
우리들의 사랑은
밤비에 젖고
젖은 담벼락에
바람처럼 기대어
사람들의
빈 가슴도 밤비에 젖는다
내 한 개 소독저로
부러질지라도
비 젖어 꺼진 등불
흔들리는
이 세상
슬픔을 섞어서
침묵보다 맛있는
짜장면을 먹으며
살아봐야겠다.
 
 
  -정호승 시 '짜장면을 먹으며'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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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의 사무실에 있다 11시 20분이 지나면서 여기저기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근무자들이 점심을 시켜서 먹고 겨울이 되어 추워진 탓에 나가지 않고 시켜서 먹는 음식 때문에 식욕을 돋구는 맛있는 냄새가 위장을 자극한다. 상인들은 아침일찍 나오고 손님을 맞을 생각에 1시간정도 식사시간이 빠르거나 늦다.  나도 1시부터 점심시간인데,,, 앞집의 짜장면에 회가 동하고 있다. 면을 좋아하는 나는 하루 세끼를 면으로 주어도 불만이 없을 만큼 면을 좋아하는데,,, 면이 그리 건강에는 좋지가 않다 한다. 노모씨가 얘기한 군대에서 '푹 썩고'나온 나도 군생활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짜장면이니,,, 난, 군 생활을 23살에 시작 했는데,,, 군기가 세기로 유명하던 수기사(맹호부대)에서 눈물나게 매운(?!) 군생활을 했다. 우여곡절끝에 부대배치 후에 몇번 선임병과 '공용'을 나왔으나 졸병 수습시간에는 내 자신의 자유의지는 존재하지 못했다.
 
-이등병의 말년에 혼자서 공용을 나가게 되어 사단에 가서 선임이 2시간 걸리는 일을 일사천리로 20여분 만에 처리하고 시내에 나와 제일먼저 한일은,,, 목욕탕에 간 일이었다. 졸병이라 부대에서 목욕할 때는 스트리킹 한채 벌벌 떨고 있다가  병장, 상병 들이 목욕을 다 해야만 일병, 이병들이 들어갈수가 있었으니,,, 그들이 나오고 나면 그야말로 때꾸정물,,, 그것도 일병들 눈치에 대강 담그고 비누칠 하면 끝나는 군대목욕 이었으니,,, 시내의 목욕탕은 나에겐 유혹이였다. 탕에서 머리 짧은 사람들을 조심하며 목욕을 마치고 (얼굴은 안딱고,,,) 밖으로 나오니 몸이 훈련후의 묶은때가 다 빠진듯 홀가분한데,, 눈 앞에 보이는게 중국집,,, 에라 눈딱감고 짜장면 한그릇, 그것도 곱배기로 때리고 이름도 멋진 꽃다방 까지 들어가 그리도 먹고 싶었던 커피도 한잔, 아, 너무나 맛있던 다방커피,,, 그리고 미스 김. ㅎㅎㅎ,,, 군부대 주변의 다방 아가씨들은 얼마나 친절한지,,, 그때는 너무 순진 했었던,,,
 
-아껴 두었던 이등병의 월급과 첫면회때 챙겨두었던 '재산'을 탕진하면서도 정말 만족했던,,, 그 시절의 목욕탕과 짜장면, 그리고 다방커피,,,, 어떤 음식 하나에도 이처럼 많은 추억이 떠오를수 있다니,,, 오늘은 날씨도 쌀쌀한데,,, 짜장면 곱배기에 소주 한잔을 곁들여야 할까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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