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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깐데

들길 따라서 천천히 온몸을 감싸는 햇살을 가슴깊이 안으며...





 

어느 굽이 몇 번은 만난 듯도 하다
네가 마음에 지핀 듯
울부짖으며 구르는 밤도 있지만
밝은 날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러나 너는 정작 오지 않았던 것이다


어느날 너는 무심한 표정으로 와서
쐐기풀 한 짐 내려놓고 사라진다
사는 건 쐐기풀로 열두벌의 수의를 짜는 일이라고,
그때까지는 침묵해야 한다고,
마술에 걸린 듯 수의를 위해 삶을 짜 깁는다


손끝에 맺힌 핏방울이 말라 가는 것을 보면서
네 속의 폭풍을 읽기도 하고,
때로는 봄 볕이 아른거리는 뜰에 쪼그려 앉아
너를 생각하기도 한다


대체 나는 너를 기다리는 것인가
오늘은 비명없이도 너와 지낼수 있을 것 같아
나 너를 기다리고 있다 말해도 좋을 것인가


제 죽음에 기대어 피어날 꽃처럼, 봄뜰에서.


  - 나희덕 시 '고통에게 1' 모두 

 

- 4/7,수요일, 웨스타항공, 김포공항 12;10 ~13;20 제주공항. 
제주공항에서 100번 버스타고 제주시외버스 터미널 하차(1000), 터미널에서 중문행좌석버스
타고 중문에서 하차(1500), 길건너 중문우체국 앞에서 대평리행 버스 타고 종점에서 하차.
(20~30분 간격, 1000). 포구앞 해녀식당에서 중식(백반추천, 5000)후 오후 3시를 넘기고 9코스 시작.

- 9코스는 바다와 계곡을 잇는 올레코스로 대평포구-박수덕-물질-정낭-박수기정길-조슨다리길-볼레낭길-봉수대-황개천입구-화순선사유적지-진모르동산-가세기 마을올레(인덕계곡)-화순 귤농장 길-화순항(총 8.89km) 일반적으로 3시간에서 4시간을 잡는 코스이다. 도보길이가 길지않아 우습게보면 큰코 다친다. 인덕계곡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한여름에 계곡에 물이 많으면 이리저리 돌아가야 하는 곳이 많이 보이는 코스. 계곡의 깊고 높은 절경은 으뜸. 화순해수욕장 앞에서 메모해 놓은 숙소에 전화해 보았으나 3군데 다 불통, 유원지 입구 민박은 공히 25000 요구 했으나 지저분함. 부재자 전화를 보고 전화한 '사계여행(064-794-5323, 016-645-5323)'의 친절한 픽업으로 다소 무리하게 밀어부쳐 몸살기운이 있었는데 샤워후 뜨끈한 아랫목에서 숙박(1인 25000-5000 할인받음)후 개운해 짐, 용머리해변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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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일, 목요일. 컵라면에 민박집의 김치와 커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

- 10코스는 화순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산방산 옆을 지나 송악산을 넘어 대정읍 하모리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안올레. 국토 최남단의 산이자 분화구가 있는 송악산을 넘는 것이 특징이다. 올레코스는 (총 15km, 4~5시간) 화순해수욕장 – 퇴적암지대(0.5km) – 소금막(1km) – 항만대(1.6km) – 산방연대(2.4km) – 하멜상선전시관(2.8km) – 남경미락(3.3km) – 사계포구(3.9km) – 사계화석발견지(5.8km) - 송악산편의점(스탬프 7.3km) - 송악산 소나무숲(9.1km) – 상모해안도로(9.5km) – 상모해녀의 집(10.2km) – 대정하수종말처리장(11.2km) – 하모해수욕장(13.5km) – 모슬포항 하모체육공원(제주올레 안내소 15km)이고 송악산 분화구 정상에서 마라도와 가파도를 가까이 볼 수 있고, 산방산과 오름군, 영실계곡 뒤로 비단처럼 펼쳐진 한라산의 비경도 감상할 수 있다. 제주올레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 소개된 산방산 밑 소금막 항만대의 절경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 모슬포 근처에서 물회로 점심을 먹고 전날에 비해 오늘은 좀 일찍 쉬어보려 했으나 역시 숙박이 문제였다. 서귀포시내와 달리 이곳은 민박과 펜션이 주가 되다보니,, 다소의 '바가지 상혼'이 문제 였는데,, 말미에 있는 하모 해수욕장 근처에서 숙박을 하려 했으나 '여기저기에 뿌려놓은 광고'에도 불구하고 1인 손님에게 일반실을 권하며 5만원을 요구하는 '멜케로그빌' 펜션임을 강조하며 싸다는 식인데,, 길가에 붙여놓은 팻말에는 50% 할인, 토미토리 20,000원은 어디로 실종 했는지,, 혼자니 싼방을 달라고 하니 평일에는 손님이 없어서인지 토미토리에 대해선 입을 다물며 5 만원 짜리 방을 쓸려면 묵고 아니면 가라는 식이다. 얼굴도 보이지 않고 전화로 6 통화 정도를 하며 찾아 왔는데,, 미련없이 떠났으나 욕이 나온다.

- 내친김에 11코스로 내처 걸었는데 슬슬 허리가 땡겨 아파오면서 어깨까지 쑤시기 시작했으나, 끝없이 이어지는 들길을 따라서 꽃들은 환장하게 피어있고 쉴곳은 보이지 않고, 아픈다리를 끌며 백조일손묘 근처에 오자 오토바이 타고 농장에 가는 아주머니에게 근처의 숙박시설을 물어보자, 11코스 진행방향으로 가면 관광지라 다소 값이 비싸다며 반대편을 일러주시는데,, 슬슬 걸어가니 거리가 제법된다. 동네 어귀의 슈퍼가 보여서 민박집을 물어보니 친절하신 슈퍼아줌마 예전에 민박하던 집에 전화 해 주시고, 여의치 않자 근처의 여관에 전화해 가격 할인 해 주시고, 근처 식당은 좀 멀다고 컵라면에 캔맥주를 두캔 사는 나에게 밥도 한공기, 파김치도 한종기, 수저도 쓰고 버리라며 하나 주신다. 

- 제주도민 가격으로 묵게된 '아로마모텔'(25.000) 102호. 모슬포에서 다소 외곽에 위치했음에도 시설은 휼륭하다. 간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몸보신 좀 하려고 야식집에 전화하니 가는 날이 장날. 대충 식사하며 그간의 일정과 경비, 스케줄을 재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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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일, 금요일, 아침까지 비가 내림.

-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깨어나 비가 올것에 대비해 우비는 가져왔으나 실지로 입고 도보를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는데,, 9시를 넘기면서 빗줄기가 잦아들더니 09;30을 넘기면서 그치는 분위기다. 이후로 11코스를 마칠때까지 오락가락 하기는 했지만 비로 고생을 하지는 않았으니, 날씨 운은 좋았다고 하겠다. 모텔을 나서면서 컵라면에 밥을 한술말아 가볍게 먹고 나온게 문제 였으니,, 11코스에는 가게나 식당을 찾기가 힘들었으니,,, 12시를 넘기면서 정말 배가 왜 그렇게도 고프던지,, 마리아묘 근처의 농장에서 아주머니를 만나 식당을 물으니 근처에는 없고 진행의 반대방향으로 30분은 가면 식당이 있다는데,, 어쩔수 없이 그냥 가려하니 자신의 새참으로 라면하나 있는데 삶아줄테니 먹고 가라며 손을 잡는데,, 말씀은 감사하나 그냥 나왔다.  

- 올레 11코스는(총 21.5km, 6~7시간) 모슬포항 하모체육공원 - 섯알오름(3.7km) - 백조일손묘 갈림길(5.7km) - 이교동 상모2리 마을 입구(8.2km) - 모슬봉 정상(11.7km) - 정난주 마리아 묘(13.7km) - 신평마을 입구(15km) - 곶자왈 입구(16.5km) - 곶자왈 출구(19.4km) - 인향동 마을 입구(20.7km) - 무릉2리 제주 자연생태문화 체험골(21.5km)에 달한다.

- 모슬포항(하모체육공원)에서 시작하는 11코스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 근대사와 현대사가 녹아 있는 올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의 공군 병력을 집결시켰던 야욕의 현장인 알뜨르 비행장, 4·3사건 이후 최대의 양민 학살이 자행된 섯알오름, 정마리아 성지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증언한다. 11코스의 절정인 모슬봉은 이 지역 최대(5개 里)의 공동묘지가 있는 곳으로서, 제주올레는 이곳 정상부로 올라가는 ‘잊혀진 옛길’을 산불감시원의 조언을 얻어 복원했다. 모슬봉에서는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드넓게 펼쳐진 제주 남서부 일대의 오름과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신평-무릉간 곶자왈 올레는 제주올레에 의해 처음 공개된 ‘비밀의 숲’으로 또 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곳자왈 입구를 앞두고 드디어 휴계소가 나왔는데 800m 전부터 '알림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나와같이 식당이나 휴계소를 찾는 사람이 많음을 알수있다. 식사라야 김밥에 라면 정도의 스넥인데,, 이곳의 주인아줌마가 또한 한친절 하다. "제주여자들 참 친절하다" 하고 칭찬을 하자. 뭍에서 시집온 여자들이 거의 그렇고 토박이 여자들은 대체로 무뚝뚝 하다고 하는데,,, 글쎄 올시다! ㅎㅎㅎ..... ^^

* 제주 에서는 버스가 대부분 20~30분 간격이라 하는데,, 소식이 없을 때가 많다. 어쩔수 없을때는 그지역의 택시를 타는데 요금이 상당하다. 제주여행에서 '히치하이커'를 해 보면 어떨까? 본인은 11코스를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다 히치하이커를 해 보았는데, 5번 만에 70대의 어르신이 태워주셔서 다음 버스정류장까지 잘 올수 있었다.

- 이 부근에서 자는게 다음날 비행기 타는 데에도 번거롭기에 서귀포 시내로 이동 하였다. 공항버스가 다니는 뉴 경남호텔 근처로 이동하여 예전에 묵었던 경원모텔에 숙박을 정하고, 아랑조은 맛집에 들러 맛난것으로 영양보충 좀 하고, 슈퍼에서 먹고 싶었던 과일과 커피도 사고,, 꿈도 꾸지않고 푹 잘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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