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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안녕? 안녕! 안녕,,,

    




걸음 뗄 때마다
오른편 발뒤꿈치 아프게 땅기는 족저근막염에 걸려
침을 아홉 번 맞아도 통증 기울지 않고
복수초가 피었다 졌을
지금쯤 개나리 한창일

산책을 두 달여 못 나가고

지난 주말엔 친구들이 부르는 술자리에도 못 낀 채
미술책이나 들척이다가 떠오른 것이
사 년 전인가 터키 에베소에서 다리 절면서
'원 달러, 원 달러!' 외치며 사진첩 팔던 사내
물러갈 때 심하게 다리 절름댔으나
사람들 앞에서 알아챌 만큼만 가늘게 절던 사내,
그의 얼굴 어둡지는 않았어.
몇 시간 전 거리에선 사람들 날듯이 걸어다니고
그들의 삶이 내 삶보다 더 탱탱하고
이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더 탄력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틈 내어 힘들게 내려간 사당역 부근 지하서점 '반디앤루니스'에선
닷새 전 나온 내 시집 어떻게 꽂혀 있나 살펴보려다 말고
듬직한 미술책 하나 집어 들고 난간 잡으며 올라왔지.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젊은 남녀가 수화를 하고 있었다
남자는 턱 높이까지 올린 한 손 두 손 쉬지않고 움직이고
여자는 두 손 마주 잡고 열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다시 발길 옮기려다, 아 여자 눈에 불빛이 담겨 있구나!
여자가 울고 있었다
참을 수 없이 기쁜 표정 담긴 얼굴이
손 없이 수화하듯 울고 있었다
나는 절름을 잊고 그들을 지나쳤어.



   - 황동규 시
' 발 없이 걷듯' 모두







- 2012 년의 다섯가지 계획.

1. 분노에 수면제를 먹이자.
2. 30분 이상 운동을 꼭하자.
3. 조금 더 독서에 힘 쓰자.
4. 제주 올레길 완주하자.
5. 불 필요한 지출은 없앤다.



* 지난 2011년을 거리를 두고 냉정히 지켜보니,, 불 필요한 감정의 소모로 시간도, 정력도, 금전도 낭비가 심한 한해 였다. 물론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지만,, 좀 더 이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것은 '그 일'이나 '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남는다. 올해는 좀 더 내자신에게 냉정한 한해가 되자는 다짐을 해 본다. 친구들은 산으로 들어가서 사는게 어떠냐고 묻는다. 수술한지도 15년을 넘겼고 지병도 한박자 늦춰서 조금 봐주는 모양이다. 이런때 일수록 나 자신에게 철저해야 하는데,, 스스로를 너무 믿지는 말자. 매 년(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아니 매일같이 새롭게 태어나고 또 다시 나자신을 스스로 묻어야 한다. 좀 더 나 자신을 낮추자, 스스로가 느껴지지 않도록.... 나 자신이 항상 문제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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