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로운 거리

세일즈맨의 죽음.


'아버지'라는 이름,, '가슴 속' 꿈 하나는 무엇일까....!?
조회(673)
이미지..,love. | 2007/09/11 (화) 08:01
추천(3) | 스크랩(1)
테마스토리 - 일상


 
 
 
지하철을 타고 가는 눈 오는 밤에
불행한 사람들은 언제나 불행하다
사랑을 잃고 서울에 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끝없이 흔들리면
말없이 사람들은 불빛 따라 흔들린다
흔들리며 떠도는 서울밤의 사람들아
밤이 깊어 갈수록 새벽은 가까웁고
기다림은 언제나 꿈속에서 오는데
어둠의 꿈을 안고 제각기 돌아가는
서울밤에 눈 내리는 사람들아
흔들리며 서울은 어디로 가는가
내 사랑 어두운 나의 사랑
흔들리며 흔들리며 어디로 가는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눈 오는 이 밤
서서 잠이 든 채로 당신 그리워.
 
 
  -정호승 시 '밤 지하철을 타고'모두
 
 
----------------------------------------------------------------------------------------------------------------------
 
 
-인생에 있어서 제일 내 자신이 비참함을 느꼈던 때는 고 3때의 체력장에서 였다. 고등학교시절,, 삼선교의 H일보에서 조간신문을 돌리며 학교를 다니던 나는 아침마다 성북동 일대의 언덕을 오르 내리며 뛰어 다니던 체력이라 내 체력이 어느정도는 견딜 수 있는 체력이라 생각 했는데,, 체력장에서 참가만 해도 주는 점수를 나는 다 도전하여 측정하면서 받고는 집에서의 규칙적이며 짜여진 어머니 식단과 영양의 중요성을 그때에 깨달았다. 공부를 제법했던 나는 가끔 반 친구의 집에 놀러가면 잘 정리된 집과 따스한 미소로 맞는 친구의 어머니,, 그리고 차려 주시는 따스한, 정성어린 식사를 맛보며 때론 울컥하는 감정에 목이 메어 수저를 놓고는 했었다.  나는 지금도 음식을 잘 남기지 못하는데,, 이는 어린시절부터 먹는 것의 소중함을 몸소 깨달았기 때문인데,, 나와는 반대로 불편함 없이, 부유하게 자란 마눌님과 아이들은 음식을 소홀히 여기거나 잘버리는 것에 대하여 유난히 싫어하는 내 모습을 까다롭거나 식탐이 있다거나 잔소리가 심하다고 느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대학시절 3~4개의 알바이트로 항상 무엇에 쫏기듯 바쁘게 생활하며 눈만 반짝이던 마른 청년의 모습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야할 시절에 캠퍼스의 낭만도 민주주의의 함성도,, 다 뒤로 미뤄두고 내 먹고 살기에 골똘하던 메말렀던 '건조한 시절' 이였던 것 같다. 지금도 '서브 프라임 모기지 파장'으로 세계나 한국이 떠들썩하다. 물려받은 재산이 있거나 승승장구하며 인생을 산 사람 이외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신용사회에서 할부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 내 주위를 다시 돌이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할부, 대학학자금 융자,,,, 할부에 치여사는 생각해 보면 고단한 인생,,,, 매일 출퇴근 버스와 만원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려 흔들리는,, 꽉막힌 도로에서 때론 운전대를 잡고 시간과 싸우면서,,, 머리 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젊은 시절 연극으로 보았던 상황,,사회라는 커다란 구조속에서 때론 방향감각을 잃고 방황하는 혼자만의 삶도 버거운데,, 몇 사람의 행복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책임감, 때로는 '나'는 없고  '가족'이 삶이 전부가 되지만,, 늘 '밖에 있는 존재'로서 가족에게 가까이 있지 않은 소속감,, 아이들의 꿈, 가족 공동의 꿈에 밀려서 자신의 가슴속에 갖고 있는 꿈까지 스스로 가슴에 깊게 묻고 자신을 가족에게 던지는 희생.... 저렇게 살지는 말아야 하겠다고 나름 다짐했던 아서 밀러의 '세일즈의 죽음' 에 나오는 월리 로우멘은 외면하고 싶은 아버지의 얼굴이며 모습 이었다. 나름 유능한 세일즈맨 이고 상냥한 아내와 할부지만 집 한채가 있고 이웃이 부러워하는 공부 잘하는 두 아들,,,하지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떨어지는 성과금,, 회사에서의 해고,, 희망의 두 아들의 아버지의 무능에 대한 반항,, 배신감, 슬픔, 피로,,, 깨어진 꿈에 대한 절망감은 정신착란 까지 몰고 간다. 월리는 결국 두아들에게 보험금이라도 남겨주기 위해 자동차를 폭주하여 자살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타게 된 보험금은 겨우 집의 마지막 월부금을 낼수 있을 만큼의 금액이라는.....
 
-그때에, 처음 막이 오르면,, 월리는 견본이 가득 든 무거운 가방을 양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 온다. 세일즈에서 돌아온 그의 어깨는 축 처지고 지쳐있다. 밀러가 파는 물건이 무엇이고, 그 가방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나는 보지 못했다. 그 내용물이 무엇이든,,, 어쩌면 월리가 팔고 있는 것은 '그 자신'이라고 느꼈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큰 돈을 버는 일도, 신문에 이름이 날 일도,, 없다. 때론 어처구니 없게도 대박을 꿈꾸며 '롯또'에 희망을 걸어 본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지만 '자신의 삶'을 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매일 매일 가족을 위해 더러워도 손도 비비고, 허리도 굽히며,, 성실하게 살아간다. 가족들은 때론 아내도 남편들은 단지 '남편'이며 '아버지'일 뿐, 그들도 삶에 두려움을 느끼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한 인간' 임을 잊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도 가족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 꿈이 있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지도,,,, 그래도 극본에서는 아들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아버지에게 등을 돌릴 때, 끝까지 깊은 연민과 이해로 남편을 바라 본 아내가 말한다. "너희 아버지가 휼륭한 사람이란 건 아니야, 월리 로우맨은 큰 돈을 번 일도 없고, 신문에 이름이 난적도 없어. 하지만 네 아버지도 인간이야, 그러니까 소중히 대해 드려야 해. 늙은 개처럼 객사 시켜서는 안돼."
 
-그래도 그때에 월리는 행복하다고 생각 했다. 한 사람 이라도 깊이 이해해주는 아내을 가졌으므로,,, 오늘도 나도,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도,, 세상의 모든 가장들이 가슴속에 꿈 하나 숨기고 자신을 팔기위해 무거운 가방을 들고 정글의 세상에 나선다. TV에서 보았던 딸을 신랑에게 인계하고 부인과 결혼식장을 뛰쳐나와 노후를 즐긴다는 광고에 머리가 끄덕여 지던,,, 나의 꿈은 무엇일까?!,,,, 월리의 부인이 마지막으로 독백 한다. " 오늘로 집세도 다 치뤘어요, .....하지만 이젠 집이 텅 비겠군요. 이젠 빚도 없고 홀가분 해 졌는데,,, 이젠 마음 놓고 살 수 있는데....." 아서밀러가 1949년 발표한 작품이 58년이 지난 2007년에 다시 생각 남은 나도 나이를 들었음일까,,,,,,
 
 
 
 
   
 

'자유로운 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헬렌켈러 - 3일 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0) 2009.07.23
이 빠진 동그라미.  (0) 2009.07.23
안네 프랑크의 일기.  (0) 2009.07.23
우동 한그릇.  (0) 2009.07.22
삶의 피눈물,, "비 정규직"  (0) 2009.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