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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살아 지는것 과 살아 가는것...



                                                   - 저 '길'을 따라간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로마로 가는 열차에서, 나는 그에게 나를 보여주었다
보르도의 카페에서, 나는 그녀에게 나를 읽어주었다
늦어서 미안해요. 괜찮습니다
구두가 참 예쁘네요
커피 아니면 홍차?
이탈리아를 좋아하세요?
서울의 여름도 보르도처럼 더워요?


 사교의 예식을 생략하고 우리는 상대에게 자신을 던졌다.
서로의 심장을 만지고, 썩은 창자를 뒤집어 보였다. 뒤엉킨
생각과 감정의 실핏줄들을 몇 마디로 정리해서 서로에게 안
겼다. 식탁위의 오물렛이 식기 전에 나는 그녀의 현재와 과
거를 마법의 구슬로 들여다보듯 명쾌하게 포크로 찍어 떠올
렸다.


 외국어로 고백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철수와 순이에게 감
추었던 복잡한 자화상을 리처드와 파트리샤에게 그려주며,
마음을 내려놓았다. 보르도에서 만난 푸른 눈동자 속으로 들
어가 나는 편안하게 다리를 뻗었다. 고해 뒤의 지저분한 뒤끝
없이.




  - 최영미 시 '외국어로 고백하기'모두






                                    - 층층이 쌓는 것이 내 기원이 아니라 내려놓는 내 욕심과 교만 이기를,,,,,,




나이를 더하면서 머리로는 받아들이면서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 가 생겼다. 돌려서 말하면 세상적인 '체세술'이 나도 모르게 '굳어진' 것인데,,, 나는 이런 모습의 내가 싫다. 살면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스스로에게 지치지 않고 의문을 품고,, 경이로움으로 세상을 살고 싶다. 벗들은 자신이 배운 삶의 가치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이 이상하냐고 말하지만,, 삶에 대하여 나자신의 일에 대하여 때로 의문을 품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면 나는 삶에 길들여진 것이 될것이다. 살면서 수천, 수만권의 책을 읽어도 그것이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며 그 흘러가는 지식이 '절대적이며 당연한 가치'가 될 수는 없음이다. 때로 살아가면서 세상에, 내 일에,, 나 자신과 가족, 모든것에 '낯선 시선'은 필요함을 절감한다. 이는 내 삶에서, 인생에서 진정으로 '나 자신'으로 살기위해 필요한 것이다.

생각해 보면,,, 모든것은 '순간'이며 '그 때' 인 것인데,,, 지나가 버린 '한순간'을 최선을 다하고 나면 그만 인 것인데, 그 순간의 지나간 미련이나 후회를 버리지 못하고 '한 순간'의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하고 생각한다. 때로 지겹게 따라붙는 후회나 미련, 용서,,, 진정으로 그 순간을 '올인' 한다면 미련이나, 후회, 용서의 감정도 털어 버리자. 비는 내리고,, 벗꽃은 바람과 더블어 눈처럼 날리는데 사람들은 돌탑에 더하여 돌을 쌓고, 합장을 하고 머리를 숙여 기원을 한다. 세상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자신이 뿌리고 노력한 만큼 거두며 살수도 있고 때로 횡재로 인하여 인생역전이 될 수도 있지만,, 모두 자신이 살아온 만큼의 수준과 삶 만큼 세상을, 사람을 겪으며 산다. 한동안 고민 했던 '한사람'에 대한 미진한 마음을 깨끗이 정리한다. 다시는 '그런일'이 삶에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글로 써서 전하며 남편의 표정과 아이들의 순진한 눈동자에,, "잘했다" 라는 편안함을 갖는다. 


살아가는게.. 마음에 짐을, 산을 쌓는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걸림없이' 세상을 살면서 그 짐을 풀고, 그 산을 펼쳐서 한그루의 푸르고 작은 나무라도 심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가끔씩,,, 산사를 찾으며 사람들의 기원에 내 작은 기원을 더 하는것은,,, 쌓는것이 아니요, 내 마음을 허무는 것이며,, 내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라 믿는다. 꽃은 꽃으로, 새는 새로,, 나무는 나무로,,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 처럼, 아파하고 때로 용서하고 용서 받으며 사람으로, '피 흐르는 人間'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 소망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