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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깐데

살다 보면...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듣고 싶다.




마음에 지진이 일어날 때마다
마른 가지 몇개 분질렀습니다
그래도 꺾이지 않는 건 마음입니다
마음을 들고 오솔길에 듭니다
바람 부니 풀들이 파랗게 파랑을 일으킵니다
한해살이풀을 만날 때쯤이면
한 시절이 간다는 걸 알겠습니다
나는 그만 풀이 죽어
마음이 슬플 때는 지는 해가 좋다고
말하려다 그만두기로 합니다
오솔길은 천리로 올라오는
미움이라는 말을 지웁니다
산책이 끝나기 전
그늘이 서늘한 목백일홍 앞에 머뭅니다
꽃그늘 아래서 적막하게 웃던 얼굴이 떠오릅니다
기억은 자주 그림자를 남깁니다
남긴다고 다 그림자이겠습니까
'하늘 보며 나는 망연히 서 있었다'
어제 써놓은 글 한줄이
한 시절의 그림자인 것만 같습니다


- 천 양희 시 ‘그림자’모두
[지독히 가행한],창비, 2021.



* 오늘은 코로나백신 ‘AZ’을 1차 접종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접종 하다보니,, 말도 많고 탈도 제법 많은 백신이지만 주위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5/3 일 첫순서로 1차 접종을 하였습니다. 15분간 대기실에서 안정을 하고 근처의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한끼를 때웠습니다. 화요일 투석을 앞두고,, 하루에 두끼를 채우지만 영양가 높은 월요일의 한끼는 오늘 하루의 정량(?) 입니다.

2차 접종을 간호사에게 문의 하니, AZ백신의 공급량에 따라 10~12주로 안내를 합니다. 잠시후에 7/19 일로 안내 문자가 뜨는군요. 나름의 안정을 위해 천천히 동네의 시냇물 공원을 따라 천천히 크게 원을 그리며 가볍게 걷기를 하였습니다. 이어서 전해온 지인의 내자 되시는 분의 코로나감염 소식,, 자신과 자식들은 다행이 음성이라 집에서 ‘격리생활’을 해야하는 어려움을 이야기 하는데,, 가만히 듣고 걱정 밖에는 해 줄것이 없었습니다.


“ 혼자라 슬퍼하진 않아
돌아가신 엄마 말하길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 말 무슨 뜻인지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멀리 보고 소리를 질러봐
아픈 내 마음 멀리 날아가네
소리는 함께 놀던 놀이
돌아가신 엄마 소리는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소릴 질러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멀리 보고 소리를 질러봐
아픈 내 마음 멀리 날아가네”

하루종일,, 서편제의 ost ‘살다 보면’이란 가사가 입에 맴돌았습니다. 지인과의 통화속에 혼자생활 하기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un-contact’의 시대에 직면한 우리의 우울한 초상이란 생각에..., 살다 보면,, 예전처럼 돌아 갈 날이 오겠지요. 살다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