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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비와 바람이 거세게 불던 날,

비, 바람이 강하게 온다.





한밤중에 혼자
깨어 있으면
세상의
온도가 내려간다

간간이
늑골 사이로
추위가 몰려온다

등산도 하지 않고
땀 한번 안 흘리고
내 속에서 마주하는
한계령 바람 소리

다 불어버려
갈 곳이 없다
머물지도 떠나지도 못한다

언 몸 그대로
눈보라 속에 놓인다.


- 천 양희 시 ‘한계’
[마음의 수수밭], 창작과비평사, 1994.




* 어제(11/6)는 태풍처럼 비 바람이 불어 나무의 잎사귀가 길위에 융단처럼 깔렸다. 오후 5시를 넘겨서 부터 짙게 어둑해지는 하늘은 또 다시 비를 머금었다. 몇년 전에 어머니 요양원 문제로 경기도 일대를 헤메 다니다가 ‘크게 넘어져’ 허리를 삐긋 한 후에는 물에 젓은 길에서는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조심 조심’ 걷는다. 비에 젓은 낙엽이 깔린 길도 매우 미끄러워 얼핏 디뎠다가는 ‘꽈당’이다. 지하철에서 산책로를 돌아 병원으로 투석가는 길에 길이 온 전체가 떨어진 나뭇잎이 융단을 깔았다.

가을이 온 둣, 주변을 물들이던 ‘단풍’이 11월의 초에 변화무쌍한 기온의 비와 강풍 덕에 ‘초 겨울’의 스산함을 느끼게 해 준다. 어딘가 ‘첫눈’도 이미 내렸다는데,, 나이를 먹으니 ‘어른’들이 ‘겨울이 무섭다’ 하시던 말이 실감이 난다. 떨어지는 체력속에 2023년의 겨울을 잘 넘겨야 한다.


스스로에게 화. 이. 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