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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사랑

*화양연화(花樣年華).., 덧 붙여. 화양연화 2 이미산 그 여름, 그 가로등, 내가 불빛 아래 서성일 때 너는 어둠 쪽에 서 있었다 내가 다가간 만큼 꼭 그만큼 너는 물러났다 그러니까, 전등갓 속의 불빛이 바닥 쪽으로 곤두박질치는 거리와 그 빛에 의해 드리워진 공간, 우리의 허락된 영토는 꼭 그만큼이었을까 빛과 어둠, 경계는 완강했다 한 걸음만 내디뎌도 천 길 낭떠러지, 가장자리에 마주선 그림자 적시며 더듬이를 키웠다 새벽이면 지워질 관계로 기꺼이 한 방향을 보았다 무엇을 보았을까 어둠을 삼킬수록 더듬이는 환하다 그가 들숨을 쉬면 나는 그의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그의 모퉁이에 서있는 내 그림자를 만난다, 다시 나의 들숨에 차곡차곡 그가 새겨지고 먼 거리에서 환하게 피어나는 우리의 그림자 꽃들 끝끝내 살아남을 슬픔을 위해 우리는 일부러 소나기.. 더보기
그래, 그런 날이 있었지... 옛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술 한 잔 사달라고 농을 부리고 싶다 슬픈 멜로영화보다 지.리.멸.렬. 눈물나도록 서로를 잘 아는 두 사람이 데면데면 술 한 잔 하는 유쾌한 상상 잘 지내? 우리 왜 헤어졌을까? 확인하면 할수록,몸은 과거를 기억하고 점령 당하고 안달이 나고 그러나 섹스를 하자는 얘기는 누구도 못 꺼내겠는 봄, 완연하게 핀 슬픔 사이로 옛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섹스나 한 판 하자고 그의 몸은 눈 감고도 다 안다 밤 늦게 돌아온 집은 빈 여관방처럼 조용하고 또 쓸쓸하다 - 신혜정 시 *'타인의 취향' 모두 [라면의 정치학],bookin, 2009. *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영화 제목. 아침일찍, 바쁜 일 들을 처리해 놓고,, 이제야 자리에 앉아 커피포트에 물을 올려놓고 '시사랑'에 들러 시를 읽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