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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다시 읽는 공광규 시인의 시,, 몇 편. 고향에 돌아와 오래된 담장을 허물었다 기울어진 담을 무너뜨리고 삐걱거리는 대문을 떼어냈다 담장 없는 집이 되었다 눈이 시원해졌다 우선 텃밭 육백평이 정원으로 들어오고 텃밭 아래 사는 백살 된 느티나무가 아래 둥치째 들어왔다 느티나무가 그늘 수십평과 까치집 세채를 가지고 들어왔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벌레와 새 소리가 들어오고 잎사귀들이 사귀는 소리가 어머니 무릎 위에서 듣던 마른 귀지 소리를 내며 들어왔다 하루 낮에는 노루가 이틀 저녁엔 연이어 멧돼지가 마당을 가로질러 갔다 겨울에는 토끼가 먹이를 구하러 내려와 방콩 같은 똥을 싸고 갈 것이다 풍년초 꽃이 하얗게 덮인 언덕의 과수원과 연못도 들어왔는데 연못에 담긴 연꽃과 구름과 해와 별들이 내 소유라는 생각에 뿌듯하였다 미루나무 수십그루가 줄지어 서 있는 금.. 더보기
절벽/공광규 내가 시시해졌다 부동산, 재태크, 조루증 상담 이런 광고들에 눈이 쏠린다 마음으로 하는 사랑 숨어서 하는 연애 남몰래 하던 외도 무덤까지 묻고 가기로한 은밀한 상처도 긴장이 풀렸다 아찔한 계룡산 능선이나 북한산 바위 절벽 거가 매달려 있는 소나무를 보고 이제는 위험하다는 생각보다 운명이라 생각을 한다 그러니 나는 분명히 타락했다 이런, 마흔에 순결이 구겨지다니 절벽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다시. 절벽으로 올라가야 겠다 - 공광규 시 '절벽' 모두 * 시인의 말대로 40 이 넘으니 보이는게 부동산, 조루증, 재테크... 이런 시시한 광고들 뿐이다. 사는게 시시해 졌다. 이렇게 적고보니 40 이전에 꽤 산듯 싶어,, 피식 헛바람만 나왔다. "왜 사느냐고 물으면... 웃지요!" 요즘의 세월을 이렇게 표현 할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