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아주마등 제주도여인의 친절 썸네일형 리스트형 들길 따라서 천천히 온몸을 감싸는 햇살을 가슴깊이 안으며... 어느 굽이 몇 번은 만난 듯도 하다 네가 마음에 지핀 듯 울부짖으며 구르는 밤도 있지만 밝은 날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러나 너는 정작 오지 않았던 것이다 어느날 너는 무심한 표정으로 와서 쐐기풀 한 짐 내려놓고 사라진다 사는 건 쐐기풀로 열두벌의 수의를 짜는 일이라고, 그때까지는 침묵해야 한다고, 마술에 걸린 듯 수의를 위해 삶을 짜 깁는다 손끝에 맺힌 핏방울이 말라 가는 것을 보면서 네 속의 폭풍을 읽기도 하고, 때로는 봄 볕이 아른거리는 뜰에 쪼그려 앉아 너를 생각하기도 한다 대체 나는 너를 기다리는 것인가 오늘은 비명없이도 너와 지낼수 있을 것 같아 나 너를 기다리고 있다 말해도 좋을 것인가 제 죽음에 기대어 피어날 꽃처럼, 봄뜰에서. - 나희덕 시 '고통에게 1' 모두 - 4..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