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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리국밥

내게 입맛을 돌릴 음식은?! 동인천 삼치구이 골목에 비가 내린다 말라가던 사람들이 지느러미를 움직거리며 모여든다 둥근 의자에 앉을 쯤이면 비린내를 풍긴다 젖은 얼굴들이 안주 삼아 비늘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조상인 물고기에 대하여 지느러미에 대하여 하루 공친 일당에 대하여 아가미를 들썩이며 50년 전통이라는 삼치구이집에 와서 삼치는 비로소 구이가 되었다 아직 어디 닿지도 못하고 구워지지도 못한 자들이 비가 오면 물결이 그리워 여기 모인다 서로를 발견한 지느러미들은 물결을 만들고 생이 젖은 사람들 비 내리는 골목 안 물결을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그저 한 마리 물고기일 뿐이라고 눈을 껌뻑인다 방향도 없다 꼬리지느러미를 흔드는 지친 것들이 캄캄하게 온다 비에 젖은 막노동자였다가 막걸리였다가 물결이 되는 것들이 비 오는 날 삼치구이 골목.. 더보기
그렇게, 쉬울 수 있다면... 그래.. 그렇게 쉬울 수 있다면.....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373) 이미지..,love. | 2008/03/27 (목) 12:13 추천(0) | 스크랩(0) 물 속을 들여다 보면 물은 내가 무가 되라 한다 허공을 올려다 보면 허공은 또 내게 무심이 되라 한다 허공을 나는 새는 그저 자취없음이 되라 한다 그러나 나는 무가 될 수 없다 어느 곳을 가나 내 흔적은 남고 그는 내게 피 없는 심장이 되라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도둑처럼 밤중에 이슬을 밟고 와서 나더러 옷을 벗으라 하고 내 머리를 바치라 한다 나더러 나를 버리라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내게 물이 되라 하나 나는 불로서 타오르려 한다 그는 내게 미소가 되라 하지만 그러나 아직 내 안에 큰 울음이 넘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