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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의 꽃

8월의 시- ‘민지의 꽃’ 정희성.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 덜렁 집 한 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 살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 비비고 일어나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억새…… 이런 풀들에게 물을 주며 잘 잤니,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게 뭔데 거기다 물을 주니? 꽃이야,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그건 잡초야, 라고 말하려던 내 입이 다물어졌다. 내 말은 때가 묻어 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데 꽃이야, 하는 그 애의 말 한마디가 꽃잎의 풋풋한 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 정 희성시 ‘민지의 꽃’모두 *시집 《시(詩)를 찾아서》(2001) 수록 - ‘열대야..,’ 도시는 대기의 온도를 품고 건물마다, 사이드 마다 ‘뜨거운 공기’를 밖.. 더보기
둘러보면, 천지가 ‘꽃’ 이야~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 덜렁 집 한 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 살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 비비고 일어나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경이 나싱개 토끼풀 억새…… 이런 풀들에게 물을 주며 잘 잤니,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게 뭔데 거기다 물을 주니? 꽃이야, 하고 민지가 대답했다. 그건 잡초야, 라고 말하려던 내 입이 다물어졌다. 내 말은 때가 묻어 천지와 귀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데 꽃이야, 하는 그 애의 말 한마디가 꽃잎의 풋풋한 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 정 희성시 ‘민지의 꽃’모두 *시집 《시(詩)를 찾아서》(2001) 수록 * ‘아기’를 보면 마음이 정화되고 언제나 미소짓게 된다. 아주 사소한 어름에도 환하게 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