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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위의 잠

다시 읽는,, 나희덕 시인의 시 몇 편, 좋아하는 동사를 묻자 그는 흐르다,라고 대답했다 나도 그 동사가 마음에 들었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흐르다,가 흘러내리다,의 동의어라는 것을 그저 수평적 움직임이라고만 생각했다 몇 줄기 눈물이 볼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기 전에는 실감하지 못했다 눈물의 수직성을 눈에서 입술로, 상류에서 하류로, 젊음에서 늙음으로, 살아있음에서 죽음으로, 높은 지대에서 낮은 지대로, 어제에서 오늘로, 그리고 내일로, 최초의 순간에서 점점 멀어지는 방식으로, 에너지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의 방향으로, 기억의 밀도가 높은 시간에서 낮은 시간으로 흐르는 모든 존재는 흐르는 동시에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자기도 모르게 아래로 아래로 떠밀려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흘러오르다,라는 말이 어디 있는가 고여 있거나 갇혀 있지 않는 한 쉴.. 더보기
아버지의 초상. 사람의 마음에 꽃이 핀다, 꽃이 진다!!! 조회(415) 이미지..,love. | 2006/08/15 (화) 16:30 추천(0) | 스크랩(0)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 못 하나 그 못이 아니 였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눈이 뜨겁도록 올려다 봅니다 종암동 버스 정류장, 흙바람은 불어오고 한 사내가 아이 셋을 데리고 마중 나온 모습 수 많은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피곤에 지친 한 여자가 내리고, 그 창백함 때문에 반쪽난 달빛은 또 얼마나 창백했던가요 아이들은 달려가 엄마의 옷자락을 잡고 자리에 선 채 달빛을 좀더 바라보던 사내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