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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목련

봄에,, 목련이 피면.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 나희덕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 지기 전에 놀러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 들은 척 나오지 않고 이봐. 어서 나와. 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 짐짓 큰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 조등弔燈 하나 꽃이 질 듯 꽃이 질 듯 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 너무 늦게 놀러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 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그가 너무 일찍 피워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어두워 진다는 것],창작과비평사, 2001 목련, 정병근 빤스만 주렁주렁 널어놓고 흔적도 없네 담 너머 다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 더보기
메마른 산천에도,, 봄은 오고 있더라,,,,!?!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 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을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돌리고 서서 푸르른 하늘에 또 눈물을 심었다. -류시화 시 '목련'모두 업무차 출장을 다니면서 때로는 업무의 파트너와 함께 움직일 때도 있지만 대체로 혼자서 그 지역의 교통편을 이용하여 움직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