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이런 사람

허~~ 참~


허~~~~~~~~~~~~ 참~~~~~~~~~~~~~~ !!! 여행
조회(191)
이미지..,love. | 2008/10/09 (목) 17:35
추천 | 스크랩(1)



 
 
 
배는 뜰 수 없다 하고
여관 따뜻한 아랫목에 엎드려
꿈결인 듯 통통배 소리 듣는다
그 곁으로 끼룩이며 몰려다닐 갈매기들을 떠올린다
희고 둥근 배와 붉은 두 발들
그 희고 둥글고 붉은 것들을 뒤에 남기고
햇빛 잘게 부서지는 난바다 쪽
내 졸음의 통통배는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멀어져 간다
 
옛 애인은 그런데 이 겨울을 잘 건너고 있을까
묵은 서랍이나 뒤적거리고 있을지 모르지 헐렁한 도꾸리는 입고
희고 둥근 배로 엎드려 테레비를 보다가
붉은 입술속을 드러낸 채 흰목을 젖히며 깔깔 웃고 있을지도,
갈매기의 활강처럼 달고 매끄러운 생각들
아내가 알면 혼쭐이 나겠지
참으려 애쓰다가 끝내 수저를 내려놓고
방문을 탁 닫고 들어갈게 뻔하지만
옛날 애인은 잘 있는가
늙어가며 문득 생각키는 것이, 아내여 꼭 나쁘달 일인가
 
 
밖에는 바람 많아 배가 못 뜬다는데
유달산 밑 상보만 한 창문은 햇빛으로 고요하고
나는 이렇게 환한 자부럼 사이로 물길을 낸다
시린 하늘과 겨울 바다 저쪽
우이도 후박나무숲까지는 가야 하리라
이제는 허리가 굵어져 한결 든든할 잠의 복판을
저 통통배 타고 꼭 한번은 가 닿아야 하리라
코와 귀가 발갛게 얼어서라도.
 
 
 
  -김사인 시 '木浦'모두
 
 
-------------------------------------------------------------------------------------------------------------


 
-어제 하루를 피곤하게 보낸 탓인가?! 점심을 먹기에는 입안이 껄끄러웠다. 길가의 제법 맛있다는 식당에는 사람들이 밖에서 서성이며 자리를 기다리고,, 무심코 지나쳐 바라본 정거장에는 머리 위를 비추는 가을 햇살이 계절에 비해 무덥다. 잠바를 벗어 가방에 걸쳐 묶어놓고 마침 파란신호로 바뀐 횡단보도를 말없이 걷는다. 지난달 부터 통장에 여유가 없어 카드를 쓰는데 망설이게 되었다. 은행에 들러 얼마간의 여유돈을 통장에 넣고나니 홀가분 하다. 이제는 현금을 갖고 다니며 쓰는것 보다는 카드를 쓰는게 더 편하고 계획적인 소비가 되었다. 현금은 조금 남겨두고 수표 한장까지 다 통장에 넣었다. 가파르게 추락하는 경제 여건에 사소한 씀씀이도 이제는 두어번 생각을 해야하니,,, 긴축재정이다.
 
-입맛이 없어 식사는 포기하고 서점에 들어섰다. 이곳에도 그 넓은 홀에 근무자들을 빼고 나까지 두명... 점심시간이어서 라고 하기엔 힘이 빠지는 듯 하다. 한두어시간 여유있게 책의 서문과 목차를 찬찬히 읽으며 책을 몇권 고를 수 있었다.
 
1) 108가지 결정, 함규진, 페이퍼로드,16,000 ; 이이화,박노자,이덕일등 105명의 역사학자가 '고조선 위만의 쿠데타'에서 '부계성 강제조항 폐지'까지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 108가지 선정해 펴낸 책,   

2) 화폐전쟁, 쏭홍빙, 랜덤하우스 중앙,25,000 ; 국제 금융재벌들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가를 설명, 마지막에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무게를 두고 깊이있는 서술을 하고있다.
 
3) 따뜻한 독종, 서거원, 위즈덤하우스, 11,000 ; 스포츠에 심리학을 도입하고 끊임없이 훈련방법을 변화시키며 선수들을 키워온 대한민국의 양궁지도자 들의 모습이 담긴 책.
 
4) 현장비평가가 뽑은 2008 올해의 좋은 시; 현대문학, 8,500  
 
 
 
 
-책을 네권을 고르고 만나기로 한 동창들과 자리를 함께하니,, 한 녀석이 이 무더운 가을임 에도 정장을 쫙 빼입고 나왔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복장이 범상치 않으니,,, 헤리티지 구두에, 이태리 쿨울 감색양복, 오리스 시계,,, 하~~~~~~!!! 왠지 모르게 헛 웃음이 나는데 친구들 사이에도 왠지모를 어색함이 흘렀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삶에 어려움 없이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녕 부러운 일 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의 회비는 철저히 '더치페이'에 앞장서니.... 허~~~~~~~~~~~~~~ 참~~~~~~~!!!  잘난 놈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 ㅎ!ㅎ!ㅎ! 하고,,, 웃을 수 밖에....
 
 
 
 
 
 
 

'나는 이런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원에 다녀와서  (0) 2009.07.30
사랑하며 산다는 것.  (0) 2009.07.30
눈물이 나면,,  (0) 2009.07.30
블로깅을 하면서...  (0) 2009.07.30
열심히 잘 살고싶다.  (0) 2009.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