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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밥 - 생명과 나눔


' 밥' - 생명과 나눔의 양식
조회(302)
이미지..,love. | 2005/11/16 (수)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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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라
날개를 잃고 저물도록 겨울숲으로 날아간 새들아
돌아와 내 야윈 가슴을 맛있게 쪼아먹어라
내오늘 한평생 걸쳤던 맛없는 옷을 벗고
통나무로 만든 헌식대에
알몸으로 누워 슬쓸히 밤하늘 별들을 바라보느니
날개도 없이 지평선 너머로 피를 흘리며 사라져간 새들아
돌아와 내눈을 신나게 쪼아 먹어라
헌식대에 뿌려진 검은 콩을 쪼아먹듯
돌아와 내 작은 간과 심장을 쪼아 먹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던
불쌍한 내 남근도 맛있게 쪼아먹어
돌아오지 않는 저 배고픈 새들을 우수수 돌아오게 하라
죄많은 내 피는 이미 다 마르고
껍질은 마른 빵처럼 부스러기가 되어 흩어지나니
이제 나는 너의 작은 날개가 되길 바랄뿐
푸른 나뭇잎위에 떨어지는
한점 새똥이 되길 바랄 뿐
내 비록 한사람도 사랑하지 못한 더러운 몸
내 비록 돈을 벌기위해 평생동안 잠 못 이루던
더러운 마음이지만
돌아오라 새들아 밤안개를 데리고
고요히 미소를 지으며 돌아와 나를 쪼아 먹어라
오늘밤에는 극락전 너머로 첫눈이 내린다
 
 -정호승시 '헌식대에 누워'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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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퇴근길에 여의도에 농민들이 모여 '피'를 흘리며 '시위'를 했다. 모두가 먹고 살기가 힘들고 고단하여 시위를 한다. 길을 막고, 차를 막고, 사람을 막고.., 아들같은, 동생같은 처음 만나는 서로를 향해 돌을 던지고, 방패로 밀고, 치며 몸싸움을 한다. 우리나라엔 동막골 촌장과 같은 지도력, 카리스마는 존재하지 않는가..,? 다 먹고 살자는 '아픈' 몸짓인데,,,
 
-대학시절 과외도 금지되고 먹고 살기가 힘들어 학교앞에서 포장마차를 한적이 있다. 남들은 재미있게 보였는지 모르지만 그때의 포차는 내 생명줄 이였다. 대학시절의 낭만 보다는 먹고 살기에 골몰했던 추운시절.., 친구집에 가면 어머니가 차려주시던 따스한 밥 한그릇의 소중함을 기억한다.
 
-직장 생활때 자주가던 전주집의 코뿔소아줌마 .. 퇴근후의 허전함을 달래주시던 모두다 맛깔나던 음식들.. 푸짐히 주시곤 했는데 깨끗이 비우곤 하는 저에게 음식은 조금씩 남겨야 '추워' 보이지 않는다고 귀뜸하시곤 했지요. 그래도 저는 항시 주시는 디저트까지 다 깨끗이 먹곤했죠. 아주머니가 담가 주셨던 돌 게장이 그립습니다.
 
-집 사람도 맞벌이라 음식 솜씨가 보통이지만 내 간에 맞쳐 조리해주는 정성에 제일 맛있게 먹는다. 가끔, 음식이 맛없다 내가 좋아 하는게 아니다 하며 불평하는 딸들에게 엄하게 꾸짓지만, 아직은 어린 애들.., 음식의 소중함을 '주위의 상황'을 통해 일깨워 준다. 내 고등학교 시절이던가 자매결연을 맺은 고아원에 간적이 있다. 여러 행사를 하고 식사 시간이 되었는데 상에는 콩나물국과 김치하나와 나물.. 김치를 좋아하는 나는 무심코 김치를 집어 입에 넣었는데 물큰하게 올라오는 역한 신냄새.., 밷기위해 휴지를 찾는데 나를 뚜렷이 바라보던 어린소녀의 검은 눈망울.., 차마 밷지 못하고 삼킨이후로 음식에 대한 좋고 싫음이 없어졌다.
 
-추워지는 겨울. 계절의 낭만을 생각하기엔 주위의 상황이 너무춥다. 곧 케롤이 거리에 울려 퍼지고 모두 크리스마스 선물을 떠올리며 새해를 맞으리라.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 가슴으로 안을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분처럼 먼저 무릎을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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