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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눈길을 걸어 가면서....









원효사 처마끝 양철 물고기를 건드는 눈송이 몇 점,
돌아보니 동편 규봉암으로 자욱하게 몰려가는 눈보라

눈보라는 한 사람을 단 한 사람으로만 있게 하고
눈발을 인 히말라야 소나무숲을 상봉으로 데려가 버린다

눈보라여, 오류 없이 깨달음 없듯,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는 사람은 지금 후회하고 있는 사람이다

무등산 전경을 뿌옇게 좀먹는 저녁 눈보라여,
나는 벌받으러 이 산에 들어왔다

이 세상을 빠져 나가는 눈보라, 눈보라
더 추운 데, 아주아주 추운 데를 나에게 남기고

이제는 괴로워하는 것도 저속하여
내 몸통을 뚫고 가는 바람 소리가 짐승 같구나

슬픔은 왜 독인가
희망은 어찌하여 광기인가

뺨 때리는 눈보라 속에서 흩어진 백만 대열을 그리는
나는 죄짓지 않으면 알 수 없는가

가면 뒤에 있는 길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앞에 꼭 한 길이 있었고, 벼랑으로 가는 길도 있음을

마침내 모든 길을 끊는 눈보라, 저녁 눈보라,
다시 처음부터 걸어오라, 말한다 




  - 황지우 시 '눈보라' 모두






- 2010년 들어서 하나 욕심을 낸 것은,, "올해에 해야 할 일은 반드시 올해에 끝내자"  하는 '작은결심' 이었습니다. 결심과 결과가 반드시 일치 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한해 였다고 믿습니다. 여름에 떠나지 못했던 휴가를 12/22(수) ~ 25(토) 까지 제주올레길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12, 13, 14, 15 코스를 순서대로 걸어야 하겠지만 '제주민'의 정보에 의하면 이곳은 겨울에는 '수렵지'가 되는지라 통제가 된다고 하는군요. 더우기 이코스는 개발된지 얼마 되지않아 숙소나 음식점 모두 불편하여 겨울에는 홀로 여행하기에는 힘겹지 않겠느냐는 염려가 있었습니다.

이런 사유로 지난 올레길 이후에 계획하였던 경로를 수정하여 1. 제주 돌문화공원( 1~3코스, 각 50분 150분 소요 ) 2, 제주올레길 1.2.3 코스 15.6km, 18.1km, 20.7km 로 코스 변경하여 떠나기로 합니다. 22일, 수요일 오전 09;55분 김포출발, 25일 토요일 오후 21;15분 제주출발이며 숙소는 '간새다리'에서 칭찬이 자자하며 블로그를 통하여 다소의 친분이 있는 한동리에 위치한 '바우네민박(011-9578-7859)'으로 예약 하였으며, 이곳에서 22.23.24일 3일간 묶을 예정입니다. 오늘 예약차 전화드리니 사모님이 친절히 받으시네요. 

'시사랑'의 '별헤는 밤'에 공지하여 동행을 구하니 역시, 같이할 사람이 없네요. 친구는  


JOOFE 10.12.20. 23:19 new

혼자 가게 내버려두렵니다.
가진 것 다 내려놓고 오길 바라기때문입니다.
가진 것 중에서 집착심은 꼭 버리고 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간의 번민이 다 사라질 것입니다.
언젠간 주페도 그 길을 따라 걷겠습니다.
친구에게 친구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긴 합니다.^^*
 
 
초록여신 08:10 new

곧 떠나시겠군요. 여행은 가진 것을 가볍게 해서 되돌아 오는 것이라고 했던가요? 열심히 일하신 당신! 충분히 제주를 폐부 그득 담으실 수 있습니다. 행복한 자아, 또 다른 내년의 멋진 꿈 많이 담아오셔요. 늘 여행의 축복 듬뿍 뿌려드립니다. 조심히 잘 다녀오셔요.



하고, 댓글을 달았네요. 그 '마음'을 안고 따스하게 떠나려 합니다. 친구의 말처럼 '집착심' 하나만은 꼭 버려두고 와야 겠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친구'와 더블어 여유와 한적함으로 편안하게 꼭 동행하여 길을 떠나보고 싶습니다.
잘 다녀 오겟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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