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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김장.. 먹고싶은 속쌈!


수능, 김장.... 그리고 몸살감기. 얼리
조회(751)
이미지..,love. | 2007/11/25 (일)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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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난 다음날
학교 운동장에 커다란 트럭이 왔다
3학년 교실은 쓰레기장이다
아이들은 책을 질질 끌고 나온다
두엄더미 거름 삽으로 퍼내듯이
뒷간 그득 찬 똥장군으로 퍼내듯이
아이들은 책을 푹푹 상자째 퍼다 버린다
일 년 아니 삼 년 내내 생을 걸고
풀고 또 풀던 교과서 문제집들
끼고 다니며 베고 자며 눈물 콧물 묻어 있는
책들을 하루아침에 미련없이 던져버린다
그동안 금과옥조 성전처럼 받들었으나
저 책들은 사실 시시한 군소리였다
산더미 같은 책더미 트럭은 금방 넘친다
내 한숨과 꿈이 서린 소중한 책들
까맣게 밑줄 긋고 베껴 쓰며 청춘을 바쳤던
가보처럼 물려주고 싶은 책에 대한 얘기는
까마득한 신화 또는 썰렁한 개그다
시험 끝나면 책은 보물은 커녕 오물이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않느냐고?
공자님은 모른다
배우고 매일 문제 풀면 정말 신물 난다는 걸
강 건넌 뒤 저리도 미련 없이 뗏목을 던져버리니 
장자가 보면 좋아하시겠다
그런데 웬 뗏목이 저토록 많단 말인가
저 뗏목들을 밤낮으로 꾸역꾸역 삼키고 있었다니
아이들이 왝왝 토해내고도 싶기도 하겠다
갈수록 숲이 성글고 공기 가빠지는 이유도
수능 끝난 다음날 고3 교실에 와보면 알 것이다.
 
 
  -조향미 시 '책을 퍼다 버리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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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름과 고단함을 모두 보내고,,, 밝게 웃으시기를,,,
 
 
 
-매년마다, 우리의 일상에서 아이들의 시험과 일년을 절반을 준비하는 반찬인 김장은 하나의 연례행사처럼 우리의 곁을 찾아온다. 다소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공부한 나로서는 요즈음의 아이들의 책을 소홀히 함을 때로는 이해할 수 없었으나,,, 따지고 보면 모두가 어른들에게 보고 배운것,,, 실용적인 면에서 보면 이제 책은 다시보고 참고하는 것에서 가볍게 보고 버리는 '페이퍼'로서의 기능이 더욱 강해졌다고 할까?!.... 우리때와는 달리 요즈음의 아이들은 책을, 참고서를 쉽게 버리는 듯 하다. 우리집의 아이들도 참고서를 사면 물려주기 보다는 쉽게 버리고, 매년 학년이 올라 갈때마다 박스로 하나, 둘씩은 참고서와 문제집을 버리는 것을,, 이제는 말없이 지켜 보기만 한다. 시에서처럼 "내 한숨과 꿈이 서린 소중한 책, 까맣게 밑줄치고 베껴쓰며 청춘을 바쳤던 가보처럼 물려주고 싶은 책"에 대한 얘기는 전설이나 썰렁한 개그인지도 모른다. 너무 자꾸 바뀌는 교과 개편이나 배우는데에는 돈을 안 아끼는 풍조 때문인지는 모르나,,, 책값이 없어서 친구의 참고서를 복사해서 공부했던 나로서는 버려지는 책들이,,, 무언가 아깝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어머니의 김장을 먹어 본지도 20년이 가깝게 되어가는 듯 싶다. 유난히 음식솜씨가 있어서 김장때면 이곳 저곳으로 불려가서 동네의 김장을 지휘하시던 분인데,, 이제는 맛에 대한 감을 잃으셔서 '간'을 맞추지 못하니 모듬 음식에서 손을 놓으신지 오래다. 해마다 김장때이면 김치속에다 굴을 넣어서 모든 반찬을 제쳐놓고 그것으로 밥을 먹던 나로서는 해마다 김장때이면 아쉽기만 한데,,, 김치를 담그지 않고 사먹는 우리집으로서는,, 이제는 체념하고 살지만, 그래도 김장 때마다 주위에 부탁을 하여 어렵게 김장속을 따로 한통 부탁하여 아끼며 먹는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여자들이 해마다 명절이나 김장때이면 몸살을 앓는 이유를 이제는 알겠으나, 그 힘들고 고단함속에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아무것이나 먹일 수 없다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느낀다. 근래에는 돈만 주면 김장도 입맛에 따라 담가 보내주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의 아이들은 김치도 맵다 하고 다른 음식에 입맛이 많이 달라 졌지만,, 부모에 따라서 이제는 김치를 담그는 집과 사먹는 집으로 나뉘어 지는 듯 하다. 식당에 가면 김치부터 집어 먹어보는 나로서는,, 주위에서 김치를 주면 제일 반갑고 기쁘니,,,,
 
 
-세상은 많이 변했다. 딸 둘을 키우는 나로서는,,, 세상의 변함에 따라서 아이들이 슬기롭게 취하고 버리며 살기를 원하지만,, 진정 우리가 살아가는데 느끼고 배워야 하는 '삶의 지혜'를 하나 하나씩, 편리라는 것과 돈으로 사면 빠르고 쉽다는 금전만능으로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위에 김장을 마치고 몸살감기로 고생하는 블로그의 친구들을 보며 안스러운 맘도, 장한 맘도 들며,, 이러다가는 집집마다 김치맛이 똑같아 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한다. 김장을 마치신 어머니 여러분 진정으로 수고 하시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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