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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마음의 시2/황지우-나의 누드 공중 목욕탕에 앉아서 제 손으로 제 몸을 구석 구석 훑어 나가는 것은 한두 주일 동안의 때를 밀어내는 일만이 아니다, 一生이여. 이 부피만큼 살아왔구나. 질그릇처럼 아슬아슬하다. 대저 나는 무엇을 담고 있는가. 내가 있었던가. 나의 容積이 탕 밖으로 밀어내는 물? 거짓이 나를 만들어 놨을 뿐, 두뇌의 격한 질투심. 열등감. 뭐 드러내기 좋아하는 허영으로 적재된 서른 몇 해. 헐떡거리며 나는 하프라인을 넘어왔다. 살아 있다면 내 나이쯤 되는. 가령 전태일 같은 이는 聖者다.그의 짧은 삶이 치고 간 번개에 들킨 나의 삶. 추악과 수치. 치욕이다. 그의 우뢰소리가 이 나이 되어 뒤늦게 나에게 당도했구나. 벼락맞은 靑春의 날들이여. 나는 피뢰침 아래에 있었다. 나. 거기에 있었다. 그것은 선택이라기보다는 요행이.. 더보기
남편과 아내,, 그 인생의 '절반'.... 가깝게... 느껴지는,, 그림 한장.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 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 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 더보기